앵커 :북한은 자신이 원하는 제안이 나올 때까지 미국과의 대화 문턱을 지속적으로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은 23일 북한의 경우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통치 기반 강화, 핵보유국 지위 유지, 자립적 경제 발전의 성과 창출 등의 대외전략 목표를 갖고 있으며 북한의 대미전략은 이 같은 목표에 따라 현재 현상유지의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성기영 외교전략연구실장은 이날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주최한 NK포럼에서 북한은 한미가 어떤 메시지를 보내더라도 자신들의 대외전략 목표에 부합하지 않으면 대화의 장으로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성기영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외교전략연구실장 :북한은 대화의 문턱을 굉장히 지금 높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대북 정책으로부터 실망한 측면이 하나 있고, 또 한국에서는 문재인 정부 임기의 마지막이라고 하는 두 가지 측면 때문에 일단은 대화에 나올 가능성을 상당히 배제한 채 자기네들의 원칙적 입장을 계속 내세우면서 대화의 문턱을 높이고 있는 국면으로 보여집니다.
성기영 실장은 그러면서 북한이 여전히 미국에 대해 적대시 정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한미 양국이 북한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습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서보혁 통일연구원 연구위원도 북한은 코로나 사태와 대북제재 등으로 인한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미국 그리고 한국과의 관계개선보다는 대내적인 문제 해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서보혁 연구위원은 북한이 지난달 남북 통신연락선을 복원했다가 한미연합훈련을 빌미로 다시 차단한 것은 의도적이었다고 본다며 북한은 자신이 원하는 기준이 충족되어야 대화에 나올 의사가 있다는 걸 보여준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김용현 동국대 교수 또한 이 자리에서 북한이 지난 2019년 2차 미북 정상회담 결렬에 따른 충격, 이른바 ‘하노이 트라우마’와 현재 경제적 어려움으로 인해 오는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현 상태로 버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용현 교수는 이와 함께 최근 아프가니스탄에서의 철군 결정으로 인해 북한에 대한 미국의 관심도는 꽤 오랫동안 후순위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이번 방한도 현 상황의 관리 차원일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우정엽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이 현재처럼 내부 문제에 집중하고 완고한 태도를 지속한다면 미국의 입장에서도 현재의 대북 접근법을 크게 바꿀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습니다.
기자 서재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