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락 “북, 도발 가능성 높여 대미 압박 행보”

북한이 2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1일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북한이 2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5차 회의 1일 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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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북한의 미사일 시험 발사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도발 가능성을 높이면서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압박을 가하려는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위성락 전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29일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에 대한 별다른 정책을 내놓지 않고, 다른 문제에 집중하게 될 경우 북한이 향후 상황 타개를 위한 추가적인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위성락 전 본부장은 이날 숭실평화통일연구원이 주최한 화상 대담회에서 최근 북한의 담화와 미사일 발사에 대해 북한이 도발의 가능성을 높이면서 정상회담 카드로 한국을 끌어내고 궁극적으로는 바이든 행정부에 대해 압박을 가하려는 행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지난 2년 동안 도발을 언급하고 지속 반복해왔지만 실제 고강도 도발을 하진 않았다며 북한이 해온 도발적 수사와 실제 행동 사이에 이 정도의 시간 차가 나는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위성락 전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저는 이 현상이 이중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는 북한이 내뱉는 말에도 불구하고 내심으로는 대화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고 또 다른 하나는 북한으로서 대화 전망이 계속 어두울 경우에는 결국 도발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봅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8일 종전선언과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가 나온 지 사흘 만에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한 바 있습니다.

위 전 본부장은 이와 함께 북한의 도발을 막고 한반도 비핵화의 진전을 위해선 북한과의 협상 재개가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미국이 북한에 대해 양보는 아니더라도 외교적 제스처 정도는 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위성락 전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 북한이 항상 보이고 있는 일종의 인정 결핍증을 만족시켜 줄 수 있는 어떤 조치를 생각한다거나 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식량이나 비료나 의료 분야 등 인도적 지원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겠습니다.

위 전 본부장은 이어 북한은 비핵화 접근법에 있어 단계적 비핵화를 고집하고 있다며 이는 조금 양보하고 많이 얻으려고 하는 이른바 ‘살라미 전술’로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항상 단계적 접근을 하면서 많은 단계를 만들려고 하는데 이러한 단계를 거치다 보면 불가피하게 언젠가는 협상이 좌초되고 결렬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 위 전 본부장의 설명입니다.

위 전 본부장은 현실적으로 비핵화 협상보다 더 시급한 것이 북한 핵·미사일 능력에 대한 억제라며 한미동맹에 기반한 미국 확장억제의 중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기자 서재덕,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