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이 대북 적대시정책과 이중기준 철회를 요구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담화에 대해 일방적인 주장으로 바람직하지 않다며 한미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은 1일 남북 관계 개선과 미북 대화 재개에 있어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이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는 큰 전제라고 언급하며 이것이 안 되고서는 미북 간의 대화가 성사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정의용 장관은 이날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북측의 적대시정책 철회나 이중잣대 철회 요구를 미국이나 한국이 받아들일 수 있느냐’는 질의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 :이중기준 적용을 중단하라는 김여정 담화는 북측의 일방적 주장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 요구도 사실 한국이나 미국은 누누이 북한에 대해서 적대적 정책을 갖고 있지 않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은 최근 담화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조건으로 적대시 정책 및 이중기준 철회 등을 요구한 바 있습니다.
정 장관은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지난달 21일 유엔 총회에서 제안한 한국전 종전선언에 대해선 비핵화가 전제되어야 하고 북한이 제시한 조건을 모두 수용하는 것은 아니라면서 북한이 조건부로 긍정적 반응을 보였다고 보고 향후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현재 한미 양국은 완전히 조율된 전략 하에 북한을 대화로 견인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는 대화와 외교만이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유일한 길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정의용 한국 외교부 장관 : 북한은 최근 일련의 미사일 발사를 통한 무력 시위를 감행하면서도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제안한 종전선언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반응을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남북 통신 연락선을 다시 복원키로 하는 등 남북대화 재개 의사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정 장관은 ‘미국이 북한에 제공할 좀 더 구체적인 유인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최근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 대해선 현재와 같은 교착상태가 지속되는 것은 결코 미국이나 한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판단이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정 장관은 미북 간 교착상태를 계속 내버려 둔다면 북한의 미사일 능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며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면협상에서 한국전 종전선언과 같은 구체적인 유인책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WP가 지난달 30일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 고위 당국자는 WP에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구체적인 안을 제시하지 않은 것이 아니라 북한의 반응이 부족한 탓에 협상이 교착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일 한미 간 한반도 정세 안정 의지의 중요성에 대해 공감했으며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조기에 재가동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상당히 심도 있는 협의를 했다고 밝혔습니다.
노규덕 본부장은 어제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협의 후 이날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뒤 기자들과 만나 한미 간 대북 인도적 협력사업에 대한 논의가 진행돼 왔고 이번에도 한미 공동의 방안, 국제기구를 통한 방안 등 여러 협의가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함께 북한과의 신뢰구축 조치에 대해 한미 간 협의가 있었다며 신뢰구축 조치 가운데 가장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는 종전선언에 대해 한국 정부의 입장을 상세히 미국 측에 설명했다고 말했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국제사회가 최근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에선 종전선언의 추진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신 센터장은 지난달 30일 경제사회연구원이 주최한 온라인 대담회에서 한국 정부가 북한에게 도발을 삼가하고 진정성을 갖고 비핵화 대화에 복귀할 것을 당당히 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기자 서재덕,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