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미북대화 당분간 재개 어려울 것…‘악화된 현상유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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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미북 간 첨예한 입장 차로 인해 비핵화 실무협상이 당분간 재개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의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18일 한반도 평화를 논의하는 학술회의에 참석한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문정인 특보는 이날 기조강연에서 미북 간 비핵화 실무협상이 당분간 재개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문 특보는 미북이 연내 일정 수준의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교착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의 일방적인 군사 도발이 이어지는 이른바 ‘악화된 현상유지’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미국이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내년 신년사를 시작으로 (미국에 대해) 강경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이 북한이 수용할 만한 ‘새로운 계산법’을 내놓지 않을 경우 북한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언급한 ‘새로운 길’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문정인 한국 청와대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 개인적인 생각으로 북한의 '새로운 길'이라는 것은 자력갱생을 한 축으로 하고 다른 한 편으로는 중국과 러시아와의 돈독한 외교 관계를 통해 제재 완화를 유도하고 세 번째로는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것을 의미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문 특보는 그러면서 최근 김정은 위원장의 백두산 방문은 북한이 ‘새로운 길’을 모색할 수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불길한 징조”일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문 특보는 한국 정부의 WFP, 즉 세계식량계획을 통한 대북 쌀 지원이 지연되고 있는 데 대한 견해도 밝혔습니다.

문 특보는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 6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방북 당시 북한에 80만 톤의 식량을 지원했고 현재 세계식량계획 평양사무소 직원들이 이에 대한 모니터링, 분배감시를 하기에도 벅찬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만일 한국으로부터 쌀 5만 톤을 받게 되면 세계식량계획이 추가 모니터링을 진행하기가 어려워 북한이 한국 정부의 제의를 거절했다는 얘기가 있다며 북한 내부적으로도 두 행사를 동시에 추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지난 6월 북한의 식량난에 대응하기 위해 세계식량계획을 통해 북한에 쌀 5만 톤을 지원하기로 결정했지만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태도를 보임에 따라 현재 잠정 중단된 상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