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전문가들은 미중 전략경쟁이 가속화될 경우 북핵 문제가 미중 경쟁의 하위개념으로 전락해 북한의 비핵화가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서울에서 서재덕 기자가 보도합니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는 27일 미중 전략경쟁이 가속화된다면 미국과 중국 어느 나라도 핵문제를 포함한 북한 문제를 정책 우선순위로 내세우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흥규 교수는 이날 이화여대 통일학연구원이 개최한 학술회의에서 미중이 북핵 문제를 자국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활용하려 할 것이고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추진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습니다.
김흥규 아주대 교수 : 북한은 핵무장을 오히려 강화하고 한국과 미군이 어찌할 수 없는 비대칭전략, 즉 소형 단거리 미사일과 여러가지 다연장포 등 이런 것들을 강화시켜서 군사적인 최소한의 안전판을 확보하고 한반도에서의 어떤 군사적 우위를 확보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할 겁니다.
이와 함께 미중 경쟁이 격화될 경우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와 친한 척을 해서 한미일로부터 오는 압력에서 벗어나고 내부 결속을 다져 스스로 생존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도 이 자리에서 미중 간의 갈등이 격화될수록 중국의 입장에선 북한을 자기편으로 끌어들여야 하는 만큼 북한의 비핵화는 더욱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 : 북한 비핵화를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계속 제재를 부가하고 있는데 중국이 그것에 대해서 뒷배를 봐주고 있다라는 것은 이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에서 여러 차례 지적한 상황입니다. 미중 갈등이 첨예화될수록 여러가지로 어려움이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앞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지난 4월 연례 최종보고서에서 북한이 중국 바지선의 도움으로 석탄을 불법 수출하고, 대북제재 한도 이상의 정제유를 불법 수입하는 등 제재를 위반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박원곤 교수는 이어 북한은 과거 미국의 행정부가 바뀌는 전환기에 도발을 해왔다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차기 미 행정부와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차기 행정부가 출범하는 내년 1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 등 고강도 도발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같은 행사에 참석한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는 북핵 문제의 해결과 남북한 평화공존을 위해선 한미일 안보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 한국과 일본이 안보동맹이라고 할까요? 국제관계에서 우호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는 것을 저는 강조하고 싶습니다.
북한과 중국이 외교, 안보 측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맺어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미국과의 동맹을 근간으로 일본과의 우호관계를 통해 북핵 문제의 타결을 이끌어 가야한다는 것이 최장집 교수의 설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