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간부들, 2차 미북정상회담 성과 부정적 전망

북중 국경지역인 신의주 압록강변에서 북한 경비병들이 초소를 지키고 있다.
북중 국경지역인 신의주 압록강변에서 북한 경비병들이 초소를 지키고 있다. (ASSOCIATED 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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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의 고위 간부들은 2차미북정상회담의 성과에 대해 부정적인 전망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반면에 일반 주민들은 이번 미북정상회담에서 좋은 결과가 도출되어 인민생활 향상에 중요한 계기가 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소식통들은 주장했습니다.

북한 내부소식 김지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평양시의 한 간부소식통은 20일 “요즘 국제사회와 언론들이 2차 조미수뇌회담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하지만 과거 다른 나라들이 미국과의 외교전에서 어떤 결과를 얻었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무슨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이 간부소식통은 “우리(북한)는 반드시 유엔 경제제재를 해결해야 하는 조건에서 조미회담장에 나가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과거 미국과의 협상에 나섰던 이라크나 리비아가 처한 오늘의 현실을 볼 때 이번 회담 결과도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고 주장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현재 조성된 정세에서 회담결과가 우리의 조건대로 이뤄진다면 좋겠지만 문제는 미국의 약속을 믿을 수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제기한 조건을 우리가 수용했는데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우리(북한)는 결국 일방적으로 무장해제를 당하는 꼴이 된다”고 말해 북한 선전 매체의 주장과 맥을 같이 했습니다.

소식통은 그러면서 “원수님(김정은)이 약속이행이 담보되지 않는 조건을 수용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경제적 잠재력이 없는 우리가 미국의 선결조건을 무조건 받아들여 그것(핵)까지 다 털고 나면 장차 어떻게 되리라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이치”라고 강조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지난 수십 년간 우리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가 되풀이 되었어도 우리(북한)는 중국과 러시아와 교류해 변함없이 국가경제를 발전시켜 왔다”면서 “베트남,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등 여러 동남아국가와도 경제협력을 계속 해왔다”고 강변했습니다.

이와 관련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20일 “고위 간부들은 대부분 이번 조미회담의 결과를 크게 기대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주민들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는 분위기”라면서 “2차조미수뇌회담이 시작되기도 전에 벌써 일부 중앙당간부들 속에서 회담을 트럼프 임기말까지 계속 끌고 가야 한다는 ‘회담지연작전설’까지 나오고 있다”고 자유아시아방송에 밝혔습니다.

소식통은 “당초 회담지연작전설은 월별 간부강연회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우리(북한)가 처한 현 상황과 국제정세에 대처하는 당의 노선과 방침을 선전하는 간부회의에서 조미회담에 대한 비관적 전망을 전달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소식통은 또 “인민들의 생활향상을 위해 유엔 제재를 푸는 것이 하루가 급한 현실에서 당국이 무슨 연유로 간부들에게 조미수뇌회담을 기대하지 말라고 강조한 것인지 의아할 뿐”이라면서 “주민들 속에서 조성될지 모를 외부세계에 대한 동경과 기대감을 차단하기 위해 미리 선전선동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습니다.

소식통은 이어서 “중앙에서는 간부들에게 유일적영도체계를 강조하며 조미회담에 대해 기대하지 말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일반 주민들은 미국과의 회담이 좋은 결실을 맺어 하루빨리 인민경제가 회복되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