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중 대북제재 이행 vs. 제재완화” 분석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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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과 한국의 전문가들 사이에서 중국이 대북 제재 이행으로 북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관점과, 제재를 오히려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인다는 엇갈린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지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 조지워싱턴대학교 한국학연구소는 22일 14명의 미국 및 한국 전문가들과 함께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경쟁관계 시대에서의 한미관계 (U.S.-Korea Relations in the Era of U.S.-China Strategic Rivalry)’를 주제로 화상 토론회를 가졌습니다.

이날 토론자로 참석한 전문가들은 북한에 대한 중국의 최근 행보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보였습니다.

미국 민간연구기관인 브루킹스 연구소의 정 박(Jung Pak) 한국석좌는 이날 토론회에 참석해 중국이 러시아와 함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완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어 중국이 지난 몇 차례 북한의 핵무기 보유와 도발을 미국과 한국의 책임으로 비난하기도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정 박 한국석좌 : 이전 한국 대통령들은 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중국에 모든 것을 걸었지만 지난 2010년과 2016년에도 보았듯, 중국은 북한의 행보에 대해 한국과 미국을 비난했습니다. 북한의 핵무기 프로그램과 핵무기 보유를 한국의 탓으로 돌리기도 했습니다. (Previous South Korean presidents have put their eggs in their basket in the China, basket to try to resolve the North Korea issue both as we have seen in 2010 and 2016 and other years that Beijing has not been helpful and actually blames South Korea and the US for what North Korea does and blames South Korea for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program and its possession of them.)

반면, 이날 또 다른 토론자인 미국 조지타운대의 윌리엄 브라운 교수는 현재 공식적인 북중간 교역량이 거의 없는 상황이라며, 중국이 현재 대북 제재 이행 등으로 북한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중국, 한국이 북한에 대해 공통의 이해관계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 (미국과 중국, 한국) 세 국가는 모두 북한의 비핵화와 안정, 그리고 변혁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일본까지도 북한의 변혁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I'm thinking the three of us, we all want denuclearization, we all want stability, we all want reform. It seems like the three of us, and we can bring in Europe and Japan as well, we all want reform in North Korea.)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김성한 전 한국 외교부 차관 역시 중국이 대북 제재에 협조적인 것은 맞지만, 이것은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움직임이 아니라 미국의 위성사진 분석에 적발될 위험 때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사이버 보안업체인 아울 사이버 디펜스 솔루션스(Owl Cyber Defense Solutions)의 존 플레밍(John Fleming) 선임 국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대북 제재에 대해 중국의 역할이 결정적(decisive)이며, 중국의 협조가 없는 대북 제재는 단순히 상징적인 의미만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의 경제난이 국제사회와의 진정한 협상으로 이어진 경우는 거의 없다며, 최근 코로나19와 대북 제재로 인한 북한 내 경제난을 협상의 기회로 해석하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한국 서울대학교의 김병연 교수는 북한이 경제난으로 미국과의 협상에서 요구하는 바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미국과 북한의 협상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이어 미국이 계속되는 북한의 요구를 무시한 채 중국 문제에만 집중한다면 미북 관계가 지난 2017년만큼 악화될 수 있다며, 올해 새로 선출될 미국 정부가 내년 상반기께 북한과 협상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