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역사적인 2차 미북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베트남 즉 윁남의 수도 하노이는 세계적인 정치 행사에 대한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습니다. 현장에 나가 있는 김진국 기자가 미북 정상회담과 관련한 하노이 주요 지역을 가봤습니다.
베트남의 유치원생들이 힘차게 한국어 노래를 부릅니다.
“산에 산에 산딸기, 빨간 산딸기. 우리나라 산이 좋아 산에 산대요.”
북한 동요와 율동 연습에 한창인 이 곳은 하노이의 북한 대사관에서 약 3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베트남-북한 우정 유치원입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비롯한 북한의 하노이 방문단을 환영하기 위해 며칠 동안 노래와 한국어 인사를 연습하고 있습니다.
색동 한복을 입은 유치원생들은 3살에서 5살까지의 베트남 어린이들입니다.

유치원 관계자는 원생의 수가 450명이며 한때는 북한 대사관 고위 간부의 자녀들도 있었지만 지금은 전원 베트남 어린이들이라고 말했습니다.
베트남이 북한으로부터 원조를 받던 1978년 세워졌으며 베트남의 경제 사정이 북한보다 나아진 지금도 북한의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고 관계자는 덧붙였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깜짝 방문할 가능성이 있고 만약 김 위원장의 방문이 무산되더라도 학생들의 율동을 영상으로 담아 어린이들이 직접 만든 카드와 함께 북한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유치원 관계자는 설명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하노이 첫 일정이었던 북한 대사관 방문 몇 시간 전의 대사관 주변은 평소보다 경비 인력도 늘었고 경계의 수위도 높았습니다.

기자가 대사관 정문으로 다가서자 베트남 공안이 주의를 주며 영상 촬영을 막기도 했습니다.
김진국 기자: 하노이 현지 시각 26일 오후 2시 30분 경입니다. (김 위원장 방문 2시간 30분 전) 오전부터 대사관 앞을 취재했다는 기자들은 하루 종일 대사관의 모든 문이 닫혀 있고 외부로 나오는 사람도 없었다고 합니다. 제가 정문 가까이 다가가자 베트남 공안이 앞을 막으며 다른 길로 진행하라고 수신호를 보내고 있습니다.
대사관 벽면에는 유리로 전시 공간을 만들어서 김정은 위원장의 사진을 크게 걸며 하노이 방문을 홍보했습니다.
하노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찾는다는 대표적인 관광지인 호암키엠 호수에서 만난 시민들은 베트남에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는 정치행사가 열린다는 것이 흥분된다면서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말했습니다. 베트남 외교전문대학을 졸업한 므엉 씨입니다.
므엉 뉴옌: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이 이곳 하노이에서 열리는 것을 환영합니다. 베트남의 경제발전이 북한에도 좋은 교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4년 6개월 동안 일한 경험이 있다는 킹남 씨는 베트남 언론을 통해 미북 정상회담 개최 소식을 알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트란 링 킹남: 한 달 쯤 전부터 베트남 언론에서 미북 정상회담이 이곳에서 열린다는 보도를 했습니다. 하지만 북한의 핵문제 해결 등 구체적인 협상 내용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미인의 눈’ 모양이라는 호암키엠 호주 끝자락에는 붉은 색 곡선 다리가 있습니다.
지난해 4월 판문점의 도보다리에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연출한 장면을 미북정상이 호암키엠 호수 다리를 나란히 걸으며 재현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습니다.
하노이국제공항에서 시내로 진입하는 지점에는 “하노이, 평화를 만드는 도시” (Hanoi, The City for Peace”)라는 대형 구호가 외지인들을 맞고 있고 시내 전역에는 베트남 국기를 가운데 두고 미국과 북한 국기들이 두 정상의 맞잡은 손을 형상화한 상징 그림과 함께 나란히 걸려 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도착하는 장면을 자유아시아방송 기자와 함께 지켜본 한 시민은 저 멀리 언덕에서 보였던 김 위원장 차량행렬이 숙소인 멜리아 호텔에 당도하는 시간이 오늘따라 유난히 짧게 느껴졌다면서 미국과 북한의 화해와 평화도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빨리 시작되기를 희망한다면서 이곳 하노이가 그 출발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2차 미북 정상회담이 열리는 베트남의 수도 하노이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진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