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북회담 평화협정 논의’ 백악관 청원10만 명 넘어

0:00 / 0:00

앵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 최고 지도자의 회담을 위한 당국자 간 접촉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미북 회담에서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한 논의를 포함해 줄 것을 요청하는 백악관 청원에 1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서명했습니다. 김진국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을 촉구하는 백악관 청원에 서명한 네티즌, 즉 전 세계 인터넷 이용자의 수가 9일 10만 명을 넘었습니다.

지난달 15일 미국 대통령 집무기관인 백악관의 인터넷 청원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개설된 '한반도 평화협정 촉구 청원'이 시작된 지 25일 만입니다.

백악관의 여론 수렴 공간인 '위 더 피플'에 제출된 청원은 30일 이내에 10만 명 이상이 서명하면 미국 행정부가 이에 대해 공식 검토한 후 결과를 발표하게 됩니다.

서명 운동을 주도한 미국의 한인단체 대표는 청원을 개설한 후 보름 정도까지는 서명 속도가 느려서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걱정했는데 20일이 지나면서 많은 사람이 동참해줬다며 감격스럽다고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말했습니다.

이재수 워싱턴평통 간사: 25일 만에 10만 명을 넘겨서 감격스럽습니다. 이번 서명운동을 계기로 미북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고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실현이 동시에 이루어지기를 기대합니다.

지난 주말 직접 백악관 앞에서 청원 운동을 홍보했다는 미국과 한국의 비정부 단체 관계자는 짧은 시간 내에 10만 이상의 서명을 받았다는 것은 전 세계 많은 한인뿐만 아니라 평화를 사랑하는 시민들이 한반도에 평화가 지속되는 것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보여준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토록 많은 이들의 희망과 소망, 기대를 전달하고 싶다고 전했습니다.

백악관에 제출된 '한반도 평화협정(A Peace Treaty on the Korean Peninsula)' 청원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과의 만남에 동의함으로써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용기를 내어 준 것에 대해 감사와 축하를 드린다며 더 나아가 65년 간의 한국 전쟁을 종식시키는 항구적인 평화협정이 이뤄진다면 이러한 담대한 행동은 역사에 오랫동안 기억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미주 한인들이 백악관에 한반도 평화협정 체결과 관련한 청원 운동을 전개하는 것이 미북회담을 앞두고 북한의 전략적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빌미를 줄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영국 주재 북한 외교관으로 근무하다 2016년 8월 한국으로 망명한 태영호 전 북한 공사는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전에 평화협정 논의를 본격화하는 것에는 함정이 있다고 경고합니다.

태영호 전 공사: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한미동맹의 의미가 퇴색되면서 미군이 한국에 주둔할 법률적 타당성을 잃게 됩니다. 북한이 노리는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찬반 논란 속에서도 백악관 청원에 서명한 수가 공식 답변을 받을 수 있는 기준 수를 넘었기 때문에 서명 기한인 오는 14일로부터 60일 이내에 미국 정부는 청원 내용을 검토하고 답변을 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