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부 “트럼프 국정연설, 북핵해결 강력의지 표명”

지난달 31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지난달 31일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해 국정연설 방송을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트럼프 대통령 국정연설 하이라이트 트럼프 대통령 국정연설 하이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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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정부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새해 국정 연설이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미국의 강력한 의지를 재천명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최대한의 압박' 정책을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만큼 향후 미북대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집권 2년 청사진을 제시한 첫 국정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이란, 쿠바 등과 함께 '적'으로 규정했습니다. 또 북핵을 임박한 위협으로 진단하고 '최대한의 압박' 정책을 지속할 것임을 재확인했습니다.

한국 외교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연설이 북핵 문제 해결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재차 표명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에 첫 번째 연두국정연설로서 안전하고 강하고 당당한 미국 건설을 주제로 해서 지난 1년간의 성과를 점검하고 향후 비전을 제시했다고 봅니다.

이어 한미 양국은 비핵화 대화의 장으로 북한을 끌어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외교적 노력을 경주해 나간다는 입장을 공유하고 있다며 이번 연설도 이 같은 노력의 일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한국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비교적 절제된 표현을 사용했지만, 대북정책과 관련해 관여는 언급하지 않은 채 '최대한의 압박'만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평창올림픽 이후 미북대화가 결코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동민 단국대 교수는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근본적인 태도변화가 없을 경우 평창올림픽 이후 미북간 대화 동력은 사라지고 소강국면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강경기조는 지난 해 12월 발표된 미국의 새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이미 예고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미국의 목표는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한반도 비핵화'(CVID)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또 미국의 압도적인 힘으로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강제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세종연구소장을 지낸 송대성 한미안보연구회 이사는 "향후 어떤 형태로든 미북대화가 열릴 수는 있겠지만 현재 미국 내에는 더 이상 북한에 속지 않겠다는 인식이 확산돼 있다"며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대화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마련된 남북대화를 미북대화로 연계해야 하는 한국 정부로서는 중장기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간에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더라도 대회가 끝나고 북한이 반발해온 한미연합군사훈련이 재개되면 남북관계는 또 다시 시험대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