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대화 분위기가 미북대화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중재외교'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인데요.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조만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올림픽 기간 이뤄진 남북 간 논의 결과를 설명하며 미북대화 조율에 나설 계획입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26일 미북대화와 관련해 "적절한 조건 하에서만 대화하길 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적절한 조건'이 무엇인지는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한국 외교가는 북한이 비핵화 대화 의지를 보이거나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 선언과 같은 '성의'를 보이는 등의 조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북한은 현재 미북대화에 응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면서도 비핵화 의제화 여부에 대해선 명시적으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조성된 남북대화 분위기가 미북대화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한 '중재외교'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입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27일 기자 설명회): 한국 정부는 각급에서 향후 북핵 외교추진방향 관련 미측과 긴밀히 소통 협의해 나가면서 동시에 북한이 조속히 미북대화에 호응해 나오도록 설득 노력을 지속해 나갈 것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에 따라 조만간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올림픽 기간 이뤄진 남북 간 논의 결과를 설명하면서 양국 간 공조 방안을 조율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가까운 시일 내에 전화통화를 갖고 성공적인 올림픽 개최를 지원해준 데 대한 감사의 뜻과 함께 미북대화 등 한반도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문 대통령이 올림픽 계기에 방한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으로부터 '미국과의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는 입장을 끌어낸 만큼 미북대화를 가능하게 할 중재안을 내놓을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중단과 같은 조치와 함께 미북이 예비 접촉을 통해 본회담의 의제를 조율하는 등 탐색적 대화의 필요성이 중재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르면 이번주 중 북핵 6자회담 한국측 수석대표인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을 미국에 보내 미북대화 재개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도훈 본부장은 지난 26일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등 남북 고위급 인사들의 오찬 회동에도 참석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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