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습니다. 두 정상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해 전략적 소통을 강화하고, 남북러 3각 경제협력도 구체화하기로 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22일 열린 한러 정상회담에서는 양국관계 발전 방안과 함께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협력 방안이 중점적으로 논의됐습니다.
양국 정상은 이 자리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노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 우리는 한반도와 유라시아가 함께 평화와 번영을 누리도록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양국 정상은 이와 함께 총 32개항에 달하는 공동성명도 채택했습니다. 성명에는 남북, 미북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에 따른 한반도 해빙 분위기가 반영됐다는 평가입니다.
두 정상은 우선 철도와 가스, 전력 분야에서의 남북러 3각 경제협력을 위한 공동연구 추진에 합의했습니다. 양국은 이에 따라 공동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구체적인 이행 방안을 수립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미북 정상회담 이후 북한의 합의 이행에 따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완화될 경우에 대비해 우선 한러간 경제협력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관측됩니다.
두 정상이 공동성명에서 여건이 조성되는대로 나진-하산 철도 공동활용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나진-하산 협력사업은 러시아 극동의 하산과 북한의 나진항을 잇는 54㎞ 구간의 철로 개보수와 나진항 현대화 작업, 그리고 복합 물류 사업을 핵심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3차례 시범사업을 했지만 지난 2016년 1월 북한이 핵실험을 감행하면서 중단됐습니다.
양국은 또 시베리아횡단철도, TSR과 한반도종단철도, TKR 연결 사업을 위한 공동연구와 협력도 지속하기로 했습니다.
이 사업이 현실화될 경우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유라시아 국제수송로 역할을 하게 됩니다.
이번 합의로 동해북부선 연결을 위한 남북 합의 역시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입니다.
남북은 이달 중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 도로 현대화 사업을 위한 분과회의를 개최할 예정입니다.
회담에서는 오는 9월에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서의 남북러 3자 정상회담 개최 여부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입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동방경제포럼에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을 모두 초청한 상태입니다.
한국 대통령의 러시아 국빈 방문은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19년 만으로, 한러 정상간 만남은 이번이 3번쨉니다.
문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안보환경이 변화하는 시점에 첫 순방지로 러시아를 택한 것은 한반도와 유라시아 협력 동반자로서 양국간 전략적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으로 풀이됩니다.
최근 김정은 위원장이 세번째 중국 방문에 나서면서 북중간 밀착이 강화되는 상황과 맞물려 경제협력을 매개로 한 대러시아 외교의 성격도 지닌 것으로 보입니다.
문 대통령은 방러 마지막 날인 23일 한국 대표팀의 월드컵 경기를 관람하고 24일 귀국할 예정입니다.
서울에서 RFA 자유아시아방송 김은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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