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북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동향, 비핵화에 긍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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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이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 해체 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북회담 합의를 이행하기 위한 조치로 보고, 비핵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김은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위치한 서해위성발사장.

한미 양국은 북한이 이곳에서 액체연료를 사용한 장거리 탄도미사일 엔진 실험을 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미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 1만 3천km인 '화성-15형'도 이곳에서 실험한 엔진을 장착하고 있습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최근 이곳 발사대에 세워진 대형 크레인, 즉 기중기를 부분 해체한 정황을 식별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미 양국은 북한의 이같은 움직임이 실제 발사장의 폐기 조치로 이어질 지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전문매체인 38노스도 발사장에서 해체작업이 상당히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연료와 산화제 창고, 발사탑 등은 아직 해체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고 분석했습니다.

서해위성발사장은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ICBM 개발의 핵심 시설로,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달 12일 미북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폐기를 약속한 곳으로 지목돼 왔습니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서해발사장은 북한의 ICBM 엔진 실험의 가장 발전된 곳이자 상징적인 장소"라며 "풍계리가 북핵의 상징인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해체 작업에 착수한 것이 사실이라면 미북 정상회담 합의를 이행해 나가는 중요한 첫 단계라는 것이 한국 외교가의 평가입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미국 측에 약속한 사안들을 이행해 나가는 차원이다, 저희는 이렇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이번 조치가 미북 정상회담 이후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 있는 가운데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소식통은 북한 역시 대화의 판을 깨지 않고 협상 국면을 이어가려는 의도로 보인다며 자발적으로 비핵화 의지를 행동으로 보여줌으로써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북한의 이번 조치를 환영하며 향후 비핵화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남관표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기자들과 만나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보다 좋은 징조"라며 북한이 비핵화를 위한 행보를 한걸음씩 내딛는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외교가에서는 다만 북한의 이번 조치가 중요한 신뢰구축 조치임에는 분명하지만 여전히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와는 거리가 있는 만큼 향후 보다 구체적인 핵폐기 절차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북 정상회담의 합의 내용들이 차질없이 이행되길 바란다며 북한의 동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