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재개, ‘마스크’ 확보하려다 코로나 확산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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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국의 일부 한반도 전문가들은 개성공단을 재개해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한국 내 일부 주장에 대해 한반도에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를 더 확산시키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북한이 확진자 존재 여부를 밝히지 않는 등 불투명하기 때문이란 지적입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최근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를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 청와대 청원과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 한국 집권여당 내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 미국 조지타운대학 교수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코로나19를 위한 마스크 생산을 위해 개성공단을 재개하는 제안은 남북관계에 있어 이익보다 위험이 더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I think the danger to South-North relations thus outweighs the possible gains.)

그는 북한의 코로나19 확진자 여부가 공개되지 않는 이상 마스크 공급을 위해 개성공단을 재개한다면, 남북한에 코로나19가 더 많이 확산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브라운 교수: 북한 노동자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북한은 (한국에) 엄청난 요구를 할 것을 상상해보십시오. 아니면 개성공단 한국 관리자가 감염되는 것도 문제입니다. (Imagine the exorbitant demands if a North Korean worker came down with the virus. Or the trouble if a South Korean manager got sick.)

특히 브라운 교수는 북한 문제를 효과적으로 다루려면 강경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그는 마스크 업계의 세부 사항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앞으로 한국이 아니더라도 세계 다른 지역에서 마스크 제작 생산량이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수개월 안에 마스크 공급 과잉 사태가 벌어질 수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수 김(Soo Kim) 랜드연구소 정책분석관도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이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를 지나치게 단순화하는 이유는 아마도 북한과의 관계를 재개해야 한다는 한국 정부의 절박함과 압박감을 반영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김 정책분석관은 “제안 시점이 맞지 않다”며 제재완화로 인해 한국과 미국 간의 갈등을 유발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The timing of the proposal is inconvenient.)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시하지 않는 한 한국과의 어떠한 교류에도 문을 닫아왔고 미국은 현재 상황에서 대북제재를 완화하지 않을 것이란 설명입니다.

미국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개성공단 재가동은 여전히 유엔과 미국의 제재에 위배된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가운데 개성공단 재가동과 관련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제위원회 의장국 독일 외무부는 13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안보리가 결정한 모든 제한 조치는 관련 안보리 결의에 따라 시행되어야 한다”며 “면제 요청은 결의 1718호(2006)에 따라 안보리 이사회에 제출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한국 통일부 여상기 대변인도 지난 11일 신형 코로나에 대응할 마스크 생산을 위해 개성공단을 바로 재가동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습니다.

여상기 대변인: 그 제안은 신형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극복하고자 하는 취지에서 공감을 합니다. 한국 정부는 개성공단이 재가동되어야 한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습니다. 다만 중단된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 위해서 현실적인 문제들을 점검해 봐야 합니다

한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 2017년 대북제재결의 2375호를 채택해 북한과의 모든 신규·기존 합작사업, 협력체 설립·유지·운영과 북한의 의류임가공, 섬유 수출을 전면 금지한 바 있습니다.

또한 지난 2013년에 채택한 대북제재결의 2094호를 통해서는 벌크캐시(Bulk Cash), 즉 대량현금의 대북 송금을 금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