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개성공단을 재개해 코로나19 확산 방지용 마스크를 생산하자는 한국 내 일부 주장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를 준수해야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버지니 바투 유럽연합 외교안보정책 대변인은 17일 자유아시방송(RFA)에 “유럽연합은 개성공단을 재개방해 마스크를 대량 생산할 수 있다는 일각의 제안을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바투 대변인은 “무엇보다도, 이러한 사업은 유엔 제재 체제를 준수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First and foremost, any such undertaking would need to comply with the UN sanctions regime.)
특히 바투 대변인은 코로나 바이러스(비루스)와 관련해 북한과 한국이 취한 예방 조치는 남북한의 많은 노동자들이 서로 협력하는 행위와 양립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Preventive measures that both the DPRK and the Republic of Korea have taken in light of the Coronavirus issue are incompatible with large numbers of workers from the North and the South working alongside each other.)
그러면서 그는 남북한 문제를 다루는 한국의 통일부가 최근 개성공단 재가동 문제에 대해서 상황이 적절치 않다고 밝힌 만큼, 오랫동안 버려져 있던 개성공단 시설을 다시 가동하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지난 1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마스크 생산을 위한 ‘개성공단 재가동’ 제안과 관련해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All UN Member States are required to implement UN Security Council resolutions.)
그러면서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의 동맹국인 한국은 북한과 관련된 미국의 노력에 대해 긴밀히 협력하고 있으며, 그리고 미국은 북한에 대한 통일된 대응에서도 긴밀한 협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he United States and our ally the Republic of Korea coordinate closely on our efforts related to the DPRK, and we are committed to close coordination on our unified response to North Korea.)
이와 관련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18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 일각에서는 개성공단 재개가 유엔 안보리 제재를 위반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명백한 제재 위반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고든 창 변호사: 실제로 개성공단을 다시 열게 되면 북한과의 합작투자를 금지한 미국의 제재 사항도 위반하게 됩니다.
아울러 미국 민간 연구기관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연구원도 코로나19로 인한 인도주의적 제재면제 조항을 이용해 개성공단을 재개할 수도 있겠지만,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공단 재개 의지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미국 의회조사국(CRS) 연구원을 지낸 한반도 전문가 래리 닉시(Larry Niksch) 박사는 개성공단 재가동은 유엔 제재 위반이라면서도, 이에 대한 판단의 열쇠는 미국 정부가 가지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는 개성공단 재가동을 찬성할 것이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반대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랄프 코사 전 태평양포럼 석좌는 한국 일각에서 코로나19 상황과 마스크 부족을 이유로 어떻게든 개성공단을 재가동하려는 구실로 사용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최근 개성공단을 재가동해 마스크를 생산해야 한다는 주장이 한국 청와대 청원과 개성공단 입주 기업인들, 한국 집권여당 내에서 제기 된 바 있습니다.
하지만 18일 현재 이러한 제안에 북한은 관영 매체 등을 통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