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미국 상무부 등 미국 정부는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비밀리에 북한의 무선통신망을 구축∙유지했다'는 보도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 보도가 사실이라면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이 높고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조치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중국의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가 북한의 상업용 무선통신망 구축과 유지를 비밀리에 도왔다고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가 22일 보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 산하 국방정보국(DIA) 출신의 브루스 벡톨 미국 텍사스주 앤젤로 주립대 교수는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화웨이가 부인하고 있고, 여전히 불명확하고 증명될 수 없겠지만, 제재위반의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특히 그는 미국이 추가적인 제재 조치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벡톨 교수 : 이런 종류의 기술과 장비를 북한에 판매하는 것은 제재 위반입니다. 만약 증명될 수 있다면, 미국은 추가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The sales of this type of technology and equipment to North Korea is a violation of sanctions. If it can be proven the United States is likely to take further action.)
아울러 그는 아직도 화웨이와 같은 중국 기업들이 북한과 거래할 의지와 능력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지적했습니다. (It also shows that Chinese companies remain willing and able to do business with North Korea.)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에 “제재 위반이 될 가능성 있다”며 “화웨이와 중국의 대북 계획에 놀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There is of course the likely sanctions violation issue. We should not be surprised by Huawei's/China's plans in North Korea.)
그러면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화웨이 관련 보도는 “중국이 ‘어떻게 권위주의 정권이 인구를 통제하기 위해 네트워크의 감시능력을 가장 잘 적용할 수 있는지 여부’를 알기 위해 북한에서 시험을 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그는 중국을 포함한 권위주의 정권들은 전자감시를 통해 화웨이를 사회통제에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북한으로부터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Authoritarian regimes, to include China, will learn a lot from North Korea on how to exploit Huawei for social control through electronic surveillance.)
랄프 코사 퍼시픽 포럼 소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중국이나 화웨이가 북한의 통신체계에 개입한 사실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라며 “북한은 혼자 통신체계를 구축할 수 없으며, 소수의 중국 기업이 지원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It is not surprising that China in general or Huawei in particular is involved in North Korea’s communications system. The North is not able to do the job by itself and Chinese firms are among the few that will assist it.)
그러면서 코사 소장은 이번 사건은 현재 확실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사건을 조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민간 연구기관인 미국 국익연구센터(CNI)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국 담당 국장도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화웨이가 북한의 3G 네트워크를 자체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사실은 화웨이가 누구와도 거래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명백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Huawei, in aiding North Korea in developing its own wireless 3G networks as well as helping maintain them, clearly shows it will do business with anyone.)
특히 카지아니스 국장은 “화웨이가 이미 이란과의 거래에서 미국의 제재 관련법을 위반했다는 사실을 고려할때, 화웨이가 미국에서 새로운 통신장비를 판매하는 것을 영구적으로 금지해야 하며, 또 화웨이가 다른 누군가에게 상품과 기술을 판매하게 해서도 안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 연구원도 “화웨이가 북한의 3G 네트워크인 고려링크를 개발하는데 많은 기술을 제공한 것은 놀랄 일도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이 중 상당 부분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 이전에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화웨이가 미국의 수출입통제법을 위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특히 그는 미북 비핵화 회담이 정체되고 있는 가운데, 북한이 대안으로 중국과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As US-North Korea denuclearization talks stagnant, North Korea will increasingly work to build stronger ties to China and Russia as an alternative.)
아울러 그는 이번 화웨이 사건은 “미중 무역회담의 주요 요소라는 점에서 미중관계를 복잡하게 만들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한편, 미국 재무부 대변인은 22일 화웨이와 대북 추가제재 가능성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재무부는 잠재적인 조사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으며, 개별 회사가 해외자산통제실(OFAC) 규정을 준수했는지도 공개적으로 추측하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습니다. (Treasury does not comment on potential investigations nor speculate publicly on an individual company’s compliance with OFAC regulations, which are fact-specific.)
아울러 미국 상무부도 22일 자유아시아방송의 질의에 “상무부는 논평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The Department declines to comment.) 또 미국 법무부도 "논평을 거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와 회담에 들어가기에 앞서 화웨이 보도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화웨이에 대해 모두 알고 있다”며 “파악해 봐야 할 것”( We’ll have to find out.)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관계가 여전히 좋다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 북한과의 관계는 매우 훌륭합니다. 우리는 김정은과 좋은 관계를 맺었습니다.(Our relationship with North Korea is very good. We've established a good relationship with Kim Jong Un.)
한편, 유엔 주재 중국 대표부와 미국 워싱턴 DC 주재 중국 대사관, 오라스콤 등은 자유아시아방송 질의에 22일 오후 현재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