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유럽 동부 내륙국인 벨라루스가 자국에서 대규모 불법 송금을 해온 북한 정찰총국 요원을 추방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벨라루스 정부는 지난 4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위원회에 제출해 최근 공개된 제재 이행보고서에서 지난해 12월 북한 정찰총국 요원인1976년생 북한인 남성 김수광(Kim Sou Kwang)을 추방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벨라루스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제 결의 이행을 통해 국제의무를 다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유럽연합은 지난 4월 20일 관보를 통해 김수광을 비롯한 개인 4명을 북한의 핵, 미사일 또는 다른 대량살상무기(WMD) 관련 프로그램에 재정적으로 기여하는 자금이나 경제적 자원을 북한으로 불법 송금해 온 혐의로 대북제재 명단에 추가했습니다.
유럽연합 측에 따르면 이 4명은 김수광(42)과 부인 김경희(37), 그리고 김 씨의 부모 김용남(71), 장철희(68·여) 입니다.
김용남의 아들 김수광은 정찰총국 소속으로 그동안 벨라루스의 북한 대사관에서 외교관으로 활동해 오다 추방된 것입니다.
벨라루스 이행보고서에 따르면 김수광은 영문명으로 ' Kim Sou Kwang'이라는 영문 이름 외에 ' Kim Soukwang'과 'Kim Su Gwang'등 영어 철자를 바꿔서 사용했습니다.
김수광은 이처럼 여러 이름을 쓰면서 유럽연합 회원국에서 가족들 명의로 다수의 은행 계좌를 개설한 뒤 유럽연합 내 다른 은행 계좌나, 배우자인 김경희 이름으로 된 계좌를 비롯해 유럽연합 밖에 있는 다른 은행 계좌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대규모 불법 송금에 관여해 온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김수광은 지난해 6월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자로 지정됐고, 한국은 지난해 12월 김수광을 추가 독자 제재 대상 명단에 올렸습니다.
벨라루스는 옛 동구 공산권 국가 가운데 북한과 외교 및 경제·통상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나라 가운데 하나입니다.
한편, 유엔 주재 벨라루스 대표부는 2일 김수광 추방과 관련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관계자: 알려드릴 내용이 없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경하입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