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유엔 총회 연설에서 코로나19 확산과 관련해 중국을 강하게 비난하며, 북한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22일 제75차 유엔총회에서 녹화한 화상 연설을 통해 “2차 세계대전 종전과 유엔 창설 75년 뒤 우리는 다시 한번 거대한 전세계적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우리는 188개국에서 수많은 생명을 앗아간 ‘중국 바이러스’라는 보이지 않는 적과 맹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4번째 가진 이번 연설에서 처음으로 북한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17년부터 지난해 유엔 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세차례 연설에서 북한 문제를 언급하며, 거듭 북한의 비핵화를 강조했습니다.
지난 2017년 취임 후 첫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을 ‘완전 파괴’할 것이라고 위협하며 김정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8년에는 비핵화를 위해 북한과 대화 중이라고 밝혔고, 지난해에는 북한이 무한한 잠재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비핵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앞서,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화상 연설 전에 켈리 크래프트 유엔주재 미국대사는 뉴욕 유엔총회장에서 별도의 소개 발언을 통해 북한 문제에 있어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습니다.
크래프트 대사 : 북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두려움 없는 비전은 놀라운 진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On North Korea, the President's fearless vision has shown remarkable progress.
그러면서 크래프트 대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지도자와 처음으로 만나서 북한 억류 미국인을 송환했고,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가 중단됐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크래프트 대사는 한반도 역내 외교적 온도가 급격히 내려갔고, 한반도에 평화를 가져다주는 지속적인 합의를 위한 문을 열었다고 강조했습니다. (a dramatic lowering of the diplomatic temperature in the region, and an opening for a lasting agreement that brings peace to the peninsula.)
아울러 이날 문재인 한국 대통령도 사전녹화 영상으로 참여한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종전 선언'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요청하고,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방역ㆍ보건 협력체' 창설을 제안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그 시작은 평화에 대한 서로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한반도 ‘종전선언’이라고 믿는다”고 밝혔습니다.
문 대통령 : '종전선언'을 통해 화해와 번영의 시대로 전진할 수 있도록 유엔과 국제사회도 힘을 모아주길 바랍니다. '종전선언'이야말로 한반도에서 비핵화와 함께, '항구적 평화체제'의 길을 여는 문이 될 것입니다.
아울러 문 대통령은 “북한을 포함해 중국과 일본, 몽골, 한국이 함께 참여하는 ‘동북아시아 방역·보건 협력체’를 제안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남북관계를 지리적 환경을 공유한 ‘생명공동체’라며, “감염병과 자연재해에 함께 노출되어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함께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인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도 기조연설에서 북한과의 협상을 체결하기 위한 미국의 노력을 지지해 왔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마크롱 대통령은 비록 실질적인 결과가 나오지 않았지만, 이러한 노력은 중요한다면서, 북한의 구체적인 행동이 필요하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이 유엔 안보리 결의를 준수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 과정에 신속하고, 성실히 임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북한의 이러한 비핵화 조치들이 한반도의 영구적인 평화를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날 유엔 총회 기조연설에서 북한과 관련한 언급을 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