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무부, 문 대통령 종전선언 제안에 “대북 관여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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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미국 국무부는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반도 종전선언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데 대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노력하고 있다며 대북 관여를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21일 제 76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기조연설을 통해 “남북 간, 북미 간 대화의 조속한 재개를 촉구한다”며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되었음을 함께 선언하길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국무부 대변인은 22일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에 대한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논평 요청에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The United States remains committed to achieving lasting peace on the Korean Peninsula through dialogue and diplomacy with the DPRK.)

그러면서 그는 미국과 동맹국, 그리고 배치된 군대의 안보를 증진시키는 가시적인 진전을 이루기 위해서, 조율되고 실용적인 접근법의 일환으로 북한과의 관여를 지속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To this end, we will continue to seek engagement with the DPRK as part of a calibrated, practical approach in order to make tangible progress that increases the security of the United States, our allies, and our deployed forces.)

특히 그는 “우리는 북한에 대해 어떠한 적대적인 의도도 없으며, 전제조건 없이 만날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북한이 우리의 활동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습니다. (We have no hostile intent toward the DPRK, and we are prepared to meet without preconditions. We hope the DPRK will respond positively to our outreach.)

그러면서 “우리는 북한과 어떻게 가장 잘 관여할 것인지에 대해서 한국, 일본 등 동맹국 및 협력국들과 지속적으로 긴밀히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We continue to consult closely with the Republic of Korea, Japan, and other allies and partners about how to best engage the DPRK.)

미 국방부의 존 커비 대변인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과 관련해 “우리는 다양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북한과의 관여를 모색하고 있고, 종전선언 가능성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은 북한과의 대화와 외교를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달성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고 있다”며 국무부와 유사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그는 “우리의 목표는 항상 그랬듯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라고 강조했습니다. 아울러 커비 대변인은 “우리는 종전선언에 대한 논의에 열려 있지만, 비핵화를 달성하기 위해 북한과의 외교와 대화에도 전념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 “우리는 이것이 복잡한 문제라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런 종류의 대화를 하는 데 있어 우리 외교관들의 역할을 지원하기 위해 헌신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문 대통령의 한반도 종전선언 제안과 관련해, 로버트 매닝 아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22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한국전쟁의 공식적인 종전은 숭고한 염원이겠지만, 종전선언이 포괄적인 비핵화 과정의 일부가 아니라면 결국 종이 한 장에 불과하다고 지적했습니다.

매닝 선임연구원 : 종전선언을 통해 한반도의 상황이 전혀 달라지지는 않을 것입니다. 또 북한이 종전선언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을 보이지도 않고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 국가이익센터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국 담당 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문 대통령이 북한의 핵무기 군축을 최소한이라도 하기 위한 방법의 일환으로, 종전선언에 대해 국제사회에 언급한 점은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하지만 카지아니스 국장은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한반도에 대해 관심을 크게 기울이지 않는 것을 고려할 때, 한국은 현 시점에서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해 나갈 능력이 거의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워싱턴의 민간연구기관인 한미경제연구소(KEI)의 트로이 스탠가론(Troy Stangarone) 선임국장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종전선언을 둘러싼 진짜 문제는 북한의 관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전쟁은 끝났다는 점을 인정하고 남북한 양측이 의견 차이를 두고 협상해야 하지만, 불행하게도 북한이 협상을 원치 않는 것 같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스탠가론 선임국장은 지난 21일 유엔총회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추구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바이든 대통령의 대북 발언은 현 행정부의 대북정책과 일맥상통하지만, 앞으로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게리 세이모어 전 백악관 대량살상무기정책 조정관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조 바이든 대통령이나 문 대통령의 북한 관련 유엔총회 연설에서 새로운 점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회담 재개를 위한 미국과 한국의 제안을 받아들일지에 대한 북한 김정은 총비서의 결정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We are all still waiting for Kim Jung Un to decide whether to accept offers from the U.S. and ROK to resume talks.)

기자 이경하, 에디터 양성원,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