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시설에 큰 피해를 준 드론(drone), 즉 무인기 공격의 배후로 이란이 의심 받고 있는 가운데, 북한도 충분히 드론으로 대남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안보전문 매체인 ‘내셔널 인터레스트’는 23일 북한이 이란과 같이 드론을 활용해 도발할 가능성을 지적했습니다.
아시아 안보전문가인 로버트 켈리 부산대 교수는 ‘내셔널 인터레스트’가 23일 게재한 ‘이란으로부터의 교훈: 북한이 미래전에 드론을 사용할 수 있을까?’(Learn from Iran: Could North Korea Use Drones in a Future War?)라는 기고문에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켈리 교수는 이 글에서 북한이 사우디아라비아에 감행했던 이란의 드론 공격을 모방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The most disturbing possibility though is that North Korea would copy the Iranian strike on Saudi Arabia.)
이 기고문은, 북한이 이란과 같이 드론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이유로 ▲항공분야의 비대칭성으로 인한 경제적 이유 ▲ 드론공격이 전쟁행위에 해당되는지 여부에 대한 모호성 등 두가지를 꼽았습니다.
기고문은 첫번째 경제적 이유로, 북한은 미국과 같이 항공모함, 대형 공군기지, 그리고 적의 레이더에 잘 탐지되지 않는 능력을 갖춘 ‘F-35 스텔스’ 전투기와 같은 항공전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또 산유국인 이란과 달리 북한이 대북제재로 인해 연료와 훈련이 부족하기 때문에, 경제적 비용이 비교적 적게 드는 드론을 통한 공격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켈리 교수는 드론 공격이 전쟁 행위인지 여부가 모호하고, 또 드론과 관련한 전 세계적 공감대와 합의가 제대로 없기 때문에, 이란과 북한과 같은 불량 국가들은 드론 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습니다.
특히 캘리 교수는 북한의 도발은 주로 비무장지대(DMZ)나 서해 북방한계선(NLL)에 주변에서 발생한다면서, 북한은 드론을 통해 이제 국경지대 뿐만 아니라 한국 영토 깊숙히 침투할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랜드연구소의 군사전문가인 브루스 베넷(Bruce Benett) 선임연구원도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이란의 드론 공격을 듣고 매우 흥분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베넷 선임연구원 : 북한은 한국의 목표물, 특히 군사 목표물을 공격하기 위해 드론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North Korea could use drones to attack targets in South Korea, and would likely use them especially against military targets.)
그러면서 그는 북한이 드론 공격을 감행한다면, 북한의 소행을 명확히 입증하는데 시간이 걸렸던 2010년 천안함 폭침과 같은 상황을 조성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베넷 연구원은 북한이 드론을 이용해 2014년 청와대 사진을 찍었던 사례가 있었던 만큼, 북한이 드론을 이용해 한국 대통령이나 정부 고위 관리를 암살함으로써 정치적 위기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그는 북한과 가까이 있는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LG 공장 등을 북한이 드론으로 공격해 경제적 위기도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아울러 미국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 연구원도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한국에 드론 공격을 감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민간 연구기관인 미국 국익연구센터(CNI)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국 담당 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현대전에서 미국이나 이란과 같이 드론을 사용하는 고도화된 능력은 아직 없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북한의 드론 기술은 제2차 세계대전 말 전투기에 폭탄을 실고 자살 공격을 하는 일본의 가미카제식 공격일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