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중남미 국가인 베네수엘라와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협력을 강화하는 협정을 체결했습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베네수엘라와 교류를 강화하며 외교적 고립 탈피와 제재 회피를 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베네수엘라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실은 최근 인터넷사회연결망인 트위터 계정을 통해 베네수엘라 제헌의회(ANC) 디오스다도 카베요 의장이 북한과 군사 및 기술협력 등을 포함한 다수의 중요한 협정에 서명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진참고)
마두로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카베요 제헌의장이 북한과 기술, 산업, 군사 등 모든 협력분야에서 합의를 체결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과 이미 농업과 식품 분야의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엿습니다.
하지만 베네수엘라와 북한 당국은 합의에 대한 자세한 세부 내용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앞서, 북한 관영 매체는 지난24일 카베요 제헌의장을 단장으로 한 베네수엘라 정부 고위대표단이 평양에 도착했으며 지난 27일 귀국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마두로 정권 내 권력 서열 2위로 평가되는 카베요 베네수엘라 제헌의회 의장은 방북 기간, 최룡해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등과 면담을 가졌습니다.
현재 베네수엘라는 의회가 2개로 나눠져 있으며, 마두로 정권을 독재자라고 비난하는 야권 국민의회(AN)와 마두로 정권을 지지하는 여권 제헌의회(ANC)로 나눠져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북한과 베네수엘라 고립된 두 정권이 외교적으로 밀착해, 국제사회에서 정치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와 미국의 독자제재를 약화시키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인 고든 창 변호사는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베네수엘라와의 외교적 관계를 불법적인 마약 판매, 무기확산, 위조화폐 배포 및 자금 세탁에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습니다.
아울러 미국 민주주의 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이 마두로 대통령에게 주민을 탄압하기 위한 감시 및 통제 수단을 수출할 수도 있고, 두 독재정권이 미국의 대북제재 회피 방법을 공유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 베네수엘라와 북한 양국이 유엔과 미국의 제재를 회피하기 위한 최선의 방책을 공유해 정권을 계속 유지할 수도 있습니다.
아울러 미국 애틀란틱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 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베네수엘라가 평양으로부터 무기를 포함한 군사적 지원을 모색하고 있을 수도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베네수엘라는 평양 주재 북한 대사관을 지난 21일 개관했으며, 지난 7월 마두로 대통령의 아들 니콜라스 에르네스토 마두로 게라가 북한을 방문하는 등 양국 간 교류를 활발히 이어가고 있습니다.
마두로 게라는 지난 6월 미국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에 의해 미국의 독자제재 대상에 오른 바 있습니다.
한편, 북한과 베네수엘라간의 양국 협력과 관련한 1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의 질의에 미국 국무부와 재무부는 답변하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