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제재 대상 러시아 선박 결국 부산항 떠나”

0:00 / 0:00

앵커: 미국의 대북 독자제재 대상인 러시아 선박 세바스토폴호가 결국 한국 부산항을 떠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이 5일 선박의 위치 정보를 보여주는 '마린 트래픽'을 확인한 결과, 세바스토폴호는 한국 현지시각 5일 오후 2시33분 부산항을 떠났습니다.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현재 세바스토폴호는 한국 시간 5일 오후 3시33분께 옥포항 정박지에 도착했으며, 6일 새벽 2시 51분 현재 거제시 옥포항 인근 앞바다에 있습니다. (사진참고)

현재 세바스토폴호는 부산항을 떠난 후 계속 서쪽 방향으로 이동 중에 있으며, 현재AIS, 즉 선박자동식별장치 상의 목적지를 한국의 진해만(JINHAEMAN)으로 입력해놓은 상태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외교부는 5일 미국 재무부 제재 목록에 오른 러시아 해운회사 '구드존' 소속의 세바스토폴호를 비롯한 모든 선박에 대해 입항 금지 처분을 내렸다는 러시아 등 외신 보도와 관련해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습니다.

이날 5일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한국의 연합뉴스에 "우리 정부는 기사에 언급된 구드존사 선박들에 대해 입항을 금지한 적이 없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지난 4일 러시아의 타스 통신은 구드존 공보실을 인용해 "한국 포항 항만 수속 대행사 4곳으로부터 우리 회사 소속의 모든 선박이 한국 당국의 블랙리스트, 즉 입항금지명단에 올랐으며, 모든 한국 항구로의 입항이 금지됐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앞서 세바스토폴호는 지난 8월 중순 수리를 목적으로 부산항에 입항했습니다. 이 선박은 지난달 27일 수리가 마무리되자 곧바로 출항할 예정이었지만 한국 정부의 조사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출항 보류 조치를 받았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결의의 충실한 이행 차원에서 세바스토폴호에 대한 조사를 진행해왔습니다.

노규덕 외교부 대변인: 한국 정부는 그동안 관계 부처와의 협조 아래 세바스토폴호와 관련한 조사를 진행해 왔습니다. 현재 대북제재의 충실한 이행,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 한국 기업에 대한 피해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련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는 세바스토폴호에 대한 한국 정부의 출항 보류 조치에 대해 항의했습니다. 러시아 외무부는 지난 1일 우윤근 러시아 주재 한국 대사를 초치해 세바스토폴호에 대한 출항 보류 조치를 즉각 해제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한국 외교부 측은 지난 2일 세바스토폴호에 대해 안보리 대북제재 혐의 관련 조사를 벌인 결과, 결의 위반 사실이 확인되지 않았다며 한국과 러시아의 관계 및 한국 기업에 대한 피해 가능성들을 고려해 출항 보류 조치를 해제했다고 밝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