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북한제 박격포탄 소말리아서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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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이 만든 무기가 아프리카 국가 소말리아에서 발견됐다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기관이 지적했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유엔 안보리 소말리아 제재위원회 전문가단은 지난 9월28일 작성해 30일 공개된 최종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소말리아와 무기 거래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됐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보고서에는 북한이 제조한 60밀리미터 HE 63형 박격포탄(60-mm HE type 63 mortar round)이 등장합니다. (사진에서 왼쪽)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월17일 ‘알카에다’와 연계된 ‘알샤바브’가 소말리아 수도 모가디슈 소재 아덴 아드 국제공항을 공격한 현장에서 불발된 박격포탄 두 발이 발견됐고, 이 중 하나가 북한이 제조한 박격포탄으로 확인됐습니다.( Two unexploded 60-mm mortar rounds found in the aftermath of the attack on 17 February 2020. One has characteristics consistent with a 60-mm HE type 63 mortar round, manufactured in the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특히 보고서는 ‘알샤바브’가 공격 당시 6번의 박격포 공격을 가했다면서, 불발된 박격포탄의 꼬리 부분 등을 근거로 불발된 박격포탄 두 발이 각각 북한과 구 유고 슬라비아가 제조한 박격포탄으로 파악했습니다.

‘알샤바브’는 소말리아의 테러 무장단체로, 서방 세력의 지원을 받는 소말리아 중앙정부를 전복시키고, 엄격한 이슬람 율법 해석에 따라 소말리아 반도 지역에 독자적인 국가를 설립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알샤바브’는 수년간 소말리아 등지에서 폭탄 테러를 일삼아왔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단은 어떤 과정을 거쳐 북한제 박격포탄이 소말리아로 들어가게 됐는지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또 북한은 이에 대한 해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앞서, 지난 2017년 유엔 안보리 소말리아 제재위원회는 북한이 제작한 ‘73식 기관총’(Type 73 General Purpose Machine Gun)이 2016년 3월 소말리아 북동부의 푼틀란드 지역에서 약 150km 떨어진 해상에서 발견됐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특히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단도 지난 4월 공개한 연례 최종보고서에서 북한과 다수 국가가 연루된 불법 군사 협력과 무기 거래 등 다양한 제재 위반 사례들을 적시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David Maxwell) 선임 연구원도 30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의 군사장비는 대부분 중국이나 러시아의 기술과 설계를 바탕으로 개발됐다면서, 소말리아, 이란 등 불량국가들에 제공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맥스웰 선임연구원 : 북한군과 소말리아 반군이 연계된 사실은 놀랄 일이 아닙니다. 북한은 오랫동안 중동과 아프리카 전역에 광범위한 군사장비를 보급해 왔습니다.

아울러 로버트 매닝 애틀란틱카운슬 선임연구원도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은 소말리아에 오랫동안 군사무기를 판매한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소말리아는 1990년대 유엔 평화유지군의 개입으로 내전을 끝낸 뒤 ‘알카에다’를 추종하는 ‘알샤바브’가 들어와 폭정을 일삼다 아프리카 연합군의 개입으로 권력을 잃은 뒤 내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현재 안보리의 감시를 받고 있는 소말리아는 북한과 마찬가지로 다른 국가들과의 무기 거래가 전면 금지된 상태입니다.

전문가단은 북한과의 무기 거래는 대북제재를 비롯한 소말리아 제재결의 위반이라고 지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