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명단에 올린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그림 등 고가의 예술 작품들이 중국과 이탈리아의 인터넷 웹사이트에서 버젓이 판매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의 만수대창작사가 제작한 예술 작품들이 평양 현지에서 뿐만 아니라, 중국, 이탈리아 소재 인터넷 웹사이트에서도 판매되는 등 대북제재와 무관하게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중국 단둥 진차오미술관 웹사이트를 조사해 본 결과, 만수대창작사 소속 인민예술가로 불리는 리창 작가의 '금봉도', 만수대창작사 소속 오영길 작가의 '눈내리는 만수대거리 야경', 평양미술대 학부장을 역임한 박진수 작가의 '자화상' 등 만수대창작사 작품 다수가 판매되고 있습니다. (위 사진참고)
이 작품들은 대부분 작품의 가격은 정해져 있지 않고, ‘협상 가격’이라고 책정돼있어 고가에 판매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실제 이 웹사이트에 따르면, 북한 권경수 작가의 ‘수련’이라는 북한 작품은 중국 돈 20만 위안, 미화로 약 3만 달러로 가격이 책정돼 있고, 만수대창작사 소속 작품 뿐만 아니라 북한 작가의 미술 작품들도 수만 달러에서 수십만 달러에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일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진차오미술관에 직접 전화통화를 한 결과, 이런 북한 예술 작품들은 구매자 직통전화(hotline) 번호를 통해서도 판매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중국 진차오미술관 뿐만 아니라 영문으로 된 '북한 예술 갤러리'(North Korean Art Gallery) 웹사이트에서도 만수대창작사 그림이 버젓이 판매되고 있었습니다.

이 웹사이트가 소개한 구입방법에는 이탈리아 회사가 만수대창작사 예술작품을 판매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탈리아 법에 따라 거래가 이뤄진다고 나와 있습니다.
한편, 인터넷 뿐만 아니라 평양 소재 만수대창작사, 그리고 중국 베이징의 유명한 예술거리인 789 예술구에 위치한 ‘조선만수대미술관’(朝鲜万寿台创作社美术馆)에서도 여전히 외국인을 상대로 제재 대상 북한 작품들이 팔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실제 세계 최대 여행정보사이트 ‘트립 어드바이저’(Trip Advisor)에 올해 만수대 창작사를 방문 후 외국인들이 남긴 여행 후기를 살펴보면, 만수대창작사의 예술 작품들이 고가에 팔리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와 관련, 지난 9월 만수대 창작사를 방문한 ‘주하히(Juhahi)’란 계정을 가진 핀란드인은 만수대창작사 그림 한 점이 미화 5천 달러에서 미화 2만1천 달러로 너무 비쌌다고 만수대창작사 방문후기에서 지적했습니다.

현재 평양 현지와 중국, 그리고 인터넷에서 판매되는 만수대창작사 미술품과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산하 대북제재위 전문가단 측에 제재위반 조사여부를 문의했지만 6일 오후 현재까지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휴 그리피스 전 대북제제위 전문가단 대표는 지난해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북한 만수대창작사의 미술품 판매는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 위반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그리피스 대표 : 북한의 만수대 창작사는 외국이나 해외기업과 함께 사업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모든 경우가 제재 결의 위반이므로 전문가단의 조사 대상이 됩니다.
한편, 1959년 설립된 만수대창작사는 북한 최대 규모의 예술창작단체로 동상과 건축물을 포함해 각종 예술품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가 최근 10년 간 1억6천만 달러가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에 지난 2017년 8월 유엔 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 2371호를 채택해 만수대창작사와 만수대해외개발회사그룹을 유엔 제재 대상에 올렸습니다.
만수대창작사가 동상을 수출해 벌어들인 외화가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쓰이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