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 평양 주재 외국 대사들이 인터넷 사회연결망(SNS)을 통해 고립된 북한 내부 소식을 외부에 알리는 소식통 역할을 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북한 외무성이 평양 주재 해외 대사관과 인도주의단체에 이러한 활동을 주의하라고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경하 기자가 보도합니다.
북한 외무성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민감한 사진을 무단으로 게시하지 말아달라는 경고 문서를 13일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과 인도주의 단체에게 배포했다고 미국의 북한전문 매체 ‘NK뉴스’가 14일 보도했습니다.
이 매체가 입수한 북한 외무성의 경고 문서에 따르면, 북한 주재 외국 대사들이 북한의 법과 규정을 존중하지 않고, 동의없이 촬영된 비디오와 사진을 트위터에 지속적으로 게시하고 있다며 지적했습니다.
이어 북한 외무성은 이 문서에서 북한 주재 외국 대사관들이 외교특권과 혜택 남용을 주의해야한다면서, 인터넷 사회연결망에 사진을 올리는 이러한 행위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대사관 측에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외무성은 대사들의 이러한 행위가 북한 법과 규정을 존중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비엔나협약 41조를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지속적으로 민감한 사진을 게시할 경우 ‘조치들’(measures)을 취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외무성은 어떠한 조치를 취할지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앞서, 북한 당국은 평양 김일성종합대학에 유학중이던 호주인 알렉 시글리를 지난 7월25일 억류했다가 9일 만인 다음달 4일 풀어준 바 있습니다. 당시 북한 관영 매체는 “알렉 시글리가 인터넷을 통해 반공화국 모략선전행위를 하다 단속됐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이와 관련, 미국 민주주의수호재단(FDD)의 데이비드 맥스웰 선임연구원은 14일 북한 당국이 정보를 엄격하게 통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지속적으로 정보를 통제하는 수단을 개발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I think the regime is struggling to control information and this is simply one attempt to do so.)
한편, 콜린 크룩스 북한주재 영국대사는 지난해 12월 부임한 뒤 거의 매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다양한 글과 사진, 영상을 올리고 있으며, 지난 11일 평양의과대학에서 수술하는 모습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사진참고)
아울러 요아킴 베리스트룀 스웨덴(스웨리예) 대사도 지난 9월 평양에 부임한 뒤 트위터를 통해 북한의 모습을 전하고 있습니다. 베리스트룀 대사는 지난 9일 평양 냉면 사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베리스트룀 대사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달 15일 평양에서 무관중으로 치러진 2022 FIFA 월드컵 아시아 남·북한 대표팀 간의 예선전 동영상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