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장관 “한미정상회담, 미북대화 재개 여건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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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이 지난 21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으로 미북 간 대화가 재개될 여건이 조성됐다고 평가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입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24일 북한 당국이 앞서 바이든 행정부의 대화 제의를 거절한 바 있지만 지난 21일 열린 한미정상회담의 결과를 보고 모종의 판단을 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인영 장관은 이날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미북대화를 재개할 여건이 조성됐다고 진단했습니다.

한미 정상 간 합의 과정에서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외교적이고 평화적인 해결,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접근을 통한 실용적 해결, 한국 정부의 능동적 역할, 동맹에 대한 존중 등의 정신이 분명해졌다는 설명입니다.

이인영 장관은 특히 바이든 대통령이 2018년 미북 싱가포르 공동성명 존중 의사를 표명한 점 그리고 성 김 주인도네시아 대사를 대북특별대표로 임명한 점을 강조했습니다.

또 싱가포르 공동성명에는 남북관계 개선에 대한 정신도 반영돼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이 남북 간 대화와 협력에 대해서도 분명한 지지를 표시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그러면서 남북 간 단절된 대화 경로를 복원하고 대화를 재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의 이종주 대변인도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토대로 남북대화를 복원하는 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하며 북한도 대화와 협력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종주 한국 통일부 대변인 :북한도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공동성명의 정신으로 돌아와 대화와 협력에 적극적으로 호응해나오기를 기대합니다.

한국 청와대 관계자 또한 이날 기자들과 만나 성 김 대북특별대표 임명 등으로 비핵화 대화의 기틀이 마련됨에 따라 본격적인 협상이 기대되는 시점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이 관계자는 성 김 대북특별대표 임명은 한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진단하며 대북정책에 깊이 관여해온 성 김 대사가 이른 시일 내 한국과 구체적인 협의를 할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이 과거 합의의 토대 위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한 상응조치에 대해 전향적으로 검토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와 우주개발 협력 등은 한미 양국 협력의 범위와 깊이 확대를 보여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더해 미국이 현재 백신 지원을 요청하는 국가가 많은 상황에서도 한국군 55만명에 접종할 백신을 제공하기로 한 것은 한미동맹을 감안한 특별한 조치였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와 관련 한국 국방부의 부승찬 대변인은 이날 기자설명회에서 미국으로부터 제공받기로 한 백신의 종류는 결정되지 않았지만 6월 중 최대한 속히 접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한미 미사일 지침을 해제한 것에 대해 중국이 반발할 경우 대응 방안을 묻는 질문에는 미사일 지침이 주변국의 영향을 보고 결정할 사안은 아니라며 이는 한국의 국가적 역량과 위상 등이 반영된 결정이라고 말했습니다.

부승찬 한국 국방부 대변인 : 한미 간 지침 종료는 바이든 행정부가 상당히 한미동맹을 중시하고 있다, 그리고 한국의 국가적 역량, 위상 그리고 국제 비확산 모범국으로서의 한국에 대한 신뢰가 반영된 게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앞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문재인 한국 대통령은 지난 21일 정상회담에서 한국군의 미사일 사거리(800㎞) 제한을 해제하는 데 합의했습니다. 이로써 한국은 사거리에 구애받지 않는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개발할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런 가운데 서욱 한국 국방부 장관은 제임스 디킨슨 미국 우주사령관을 만나 양국 간 우주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한국 국방부에 따르면 이날 서욱 장관은 서울 용산 청사에서 디킨슨 사령관을 접견하고 안전한 우주환경 보장을 위한 한미 국방 당국 간 공조방안과 한미동맹 발전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눴습니다.

앞서 한미 정상은 지난 21일 정상회담에서 민간 우주 탐사, 과학, 항공 연구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약속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