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폐쇄를 고려하겠다고 위협한 남북공동연락사무소는 어떤 곳인지 서울의 이정은 기자가 짚어드립니다.
지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에 따라 남북 간 상시 소통을 위해 개성에 설치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2018년 9월 개소를 앞두고 한국 정부는 연락사무소가 남북관계 발전을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했습니다.
백태현 한국 통일부 대변인 (2018년 9월 11일): 앞으로 연락사무소는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완화 및 평화정착을 위한 상시적인 협의∙소통 채널로 정착해나갈 것입니다.
그 후 연락사무소에서는 남북 간 보건, 체육, 산림 분야의 실무회담 등이 활발히 이루어졌습니다.
지난 2018년 12월에는 한국이 남측의 홍역 발생 정보를 북측에 통보하며 남북 간 첫 감염병 정보 교환의 장이 되기도 했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남북 양측은 연락사무소에서 소장 회의, 부소장 회의, 연락대표 협의, 그리고 실무협의 등을 포함해 2018년에는 총 327회, 2019년에는 총 607회 접촉했습니다.
남북관계 복원의 상징이 된 연락사무소는 그러나 남북관계의 침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았습니다.
당초 일주일에 한번 열기로 한 남북 소장회의는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회담이 결렬된 이후 북측이 연이어 불참을 통보해오면서 지금까지 열리지 못했습니다.
이유진 한국 통일부 대변인 (2019년 3월 15일): 미개최 사유에 대해서는 북측 전종수 소장이 이번 소장회의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다는 점을 우리에게 미리 통보를 하였습니다.
지난해 3월 22일에는 연락사무소의 북측 인원들이 상부의 지시 사항이라며 철수한 후 나흘만에 일부 복귀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1월 30일부터는 북한의 요청으로 신형 코로나 방역을 위해 남북연락사무소 운영을 잠정중단하면서 개성에 머물던 한국 측 인원 전원이 철수했습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은 남북관계 개선의 상징인 연락사무소가 폐쇄된다면 한국 정부에 외형적으로 상당한 압박을 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국 정부는 올해 보건협력과 개별관광 등을 통해 남북관계에서 새로운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다만 현재 연락사무소의 운영이 사실상 중단됐고 폐쇄 후 재개하기도 비교적 쉽기 때문에 실질적인 손실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며 북한이 한국을 압박하기 위해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 : 나중에 만약에 남북관계가 조금이라도 개선될 조짐이 있으면 연락사무소는 복구할 수 있습니다. 북한이 폐쇄하겠다 하면 외형적으로는 한국 정부에 대해서 굉장히 압박이 되고 남북관계가 안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압박의 수순입니다.
앞서 북한의 노동당 통일전선부 대변인은 지난 5일 발표한 담화에서 한국 내 탈북민들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첫 순서로 철폐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