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과 미국의 전문가들이 북한의 군사적 행동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정인 한국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15일 대북전단에 반발해 대남 위협 수위를 높여온 북한이 실존적 위협을 느끼고 군사적 행동에 나설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문 특보는 이날 한국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에서 개최한 6.15 공동선언 20주년 기념행사에서 이같이 말하며 한국이 강력한 방위 태세를 갖춰야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이 “전술적이거나 협상을 통해 뭔가를 얻으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북한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대응책을 마련해야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앞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전날인 14일 담화에서 한국에 대한 대적 행동 행사권을 북한군 총참모부에 넘기겠다고 하며 남측을 향한 군사적 도발을 강하게 시사한 바 있습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지난 4일 한국 내 탈북민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하며 9.19 군사합의 파기 등을 거론한 이래 대남 위협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북한이 대북제재 해제를 이끌어내기 위해 대북전단을 구실로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어 북한이 군사적 도발에 나선다면 단호히 대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은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 등이 15일 주최한 온라인 토론회에서 북한이 기대했던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이 이루어지지 않자 약한 고리인 한국을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최강 아산정책연구원 부원장 : (북한이 보기에) 한국은 대북제재를 위한 국제공조에 가장 약한 고리이기 때문에 북한은 한국에 대북제재 공조에서 떨어져나오라고 계속 압박하고 있습니다. 다른 어떤 방법보다도 대화와 협상을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를 이용하는 겁니다. (South Korea is the weakest link in the international cooperation in enforcing sanctions so they actually kept asking South Korea to break away from international coalition in enforcing sanctions… They like to manipulate this opportunity especially under the Moon administration, which pursues dialogue and negotiation over any other measures.)
최강 부원장은 북한이 소규모 도발들을 남북 접경지역에서 이어나가다가 미국 대선을 앞둔 10월 미국의 다음 행정부에 보여줄 목적으로 비교적 대규모의 도발을 감행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미국과 한국이 군사적 대비태세를 강화하고 북한이 도발하면 결연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정 박(Jung H. Pak:박정현) 한국석좌는 이날 토론회에서 북한이 연일 거칠게 남한을 비판해온 만큼 곧바로 대규모 도발에 나설 가능성에도 대비해야한다고 진단했습니다.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 : 우리는 북한의 도발이 서서히 고조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대규모일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합니다. 북한이 거친 수사를 지속한다면 태세를 누그러뜨리거나 뭔가를 하지 않기도 어려울 겁니다 (We need to be prepared that it might be something big rather than build-up to a greater tension. I also think that if North Korea continue on this harsh rhetoric it would be very difficult for them to back down and not do something.).
이에 더해 현재 세계 정세가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와 무역 갈등 등으로 혼란스러운 것을 고려할 때 북한 입장에선 지금보다 긴장을 고조시키기 더 좋은 때는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정 박 한국석좌는 또 군사적 행동을 위협한 주체가 김여정 제1부부장이라는 점에 주목하며 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서의 공적을 쌓기 위함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북한이 지난해와 올해에 걸쳐 지속적으로 미사일 발사 등으로 위기를 고조시켜왔다고 지적하며 이번 사태는 더 포괄적인 전략의 일부일 뿐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지금 시점에 북한의 계획을 저지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남북 간 위기를 조성해서 한국이 더 양보하게 압박할 마음을 먹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어떤 방법으로도 북한 체제를 달랠 수는 없을 것으로 수미 테리 선임연구원은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