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리병철∙박정천 등 인사변동 가능성”

0:00 / 0:00

앵커 :한국 통일부가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참모총장 등 북한의 고위급 간부들에 대한 문책성 인사 조치가 단행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달 29일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간부들의 무능과 무책임으로 ‘중대 사건’이 발생했다고 지적한 김정은 총비서.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1일 기자들과 만나 이와 관련 리병철 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과 박정천 군 참모총장 등의 인사 조치가 단행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 관영매체가 지난달 30일 보도한 회의 영상에서 해당 인사들이 거수 표결에 참여하지 못했던 것을 근거로 들었습니다.

리 부위원장은 핵·미사일 등 전략무기 개발 주역으로 지난해 국무위원, 당 중앙군사위 부위원장, 정치국 상무위원 자리를 차지하고 군 원수로 파격 승진한 인물입니다.

이 당국자는 또 최상건 당 비서의 자리가 비어있었다며 역시 문책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실제 인사 변동 여부와 배경에 대해선 공식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김정은 총비서가 말한 중대 사건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선 추가로 확인된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대북제재, 자연재해, 신형 코로나 등 외부적 조건은 통제할 수 없다는 인식 하에 내부적 문제 개선을 통해 경제 목표를 달성하려 함에 따라 간부들에 대한 압박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임을출 경남대학교 교수 (지난 30일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웨비나):대북제재, 자연재해, 신형 코로나는 자기들이 어떻게 할 수 없기 때문에 집중할 것은 주관적 요인이다, 내부의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 그러면서 잘못된 사상관점, 무책임한 태도, 무능력, 낡은 사업체계, 불합리하고 비효율적인 사업 방식 등을 제거해야 한다. 북한이 정치부 확대회의 열면서까지 이런 부분들을 문제 삼고 개선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총비서가 경제난의 책임을 간부들에게 전가하려 하고있다며 숙청의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지난 30일):목표 달성이 어려운 상황에서 책임을 하부로 전가하기 위한 예정된 수순이라고 봅니다. 김정은 총비서는 당대회에서 당과 간부들의 역할을 주문해왔거든요. 경우에 따라선 대규모 숙청도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를 지낸 바 있는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또한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앞으로 더 많은 간부가 대거 문책당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말한 중대 사건에 대해서는 군량미 비축량에 대한 허위 보고와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군 통수권자의 명령으로 단기간에 주민들의 생활안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 중 하나가 군량미를 풀어 주민들에게 공급하는 것인데 군량미 창고에 상부에 보고된 양보다 적은 식량이 보관돼있어 김정은 총비서가 이에 격분했을 것이라는 견해입니다.

태영호 의원은 이전에는 간부들이 중국에서 급히 식량을 수입해 명령을 집행하고 나중에 부족분을 채워 넣을 수 있었지만 현재는 북중 국경봉쇄로 이 마저도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중대 사건이 북한 내 신형 코로나 확진자 발생과 연관돼 있을 가능성에 대해선 의료체계가 취약한 북한은 확진자가 발생하면 그 지역을 완전히 봉쇄해 전염병 확산을 초기에 차단한다며 확진자 발생이 큰 위기로 번지지는 않았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