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핵∙미사일 도발 자제할 것…미북대화 재개 기회”

0:00 / 0:00

앵커 :북한이 당분간 대미 도발을 자제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를 미북대화 재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전봉근 한국 국립외교원 교수는 최근 발표한 ‘북미 핵협상의 시급성과 재개 방안’ 보고서에서 북한이 현재 핵무장력을 지속적으로 증강하고 있다며 북한의 핵무기 보유가 장기화되면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과 같은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묵인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하는 것을 저지하기 위해 조속히 미북 핵협상을 재개하고 북핵 합의를 통해 북한의 핵활동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전봉근 교수는 북한이 당분간 미북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놓기 위해 대미 도발을 자제할 것으로 전망하며 이른바 북한판 ‘전략적 인내’ 국면을 미북대화를 재개할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난 2017년 수소폭탄, 중장거리미사일 실험 성공으로 이미 대미 보복 억제력을 충분히 과시했기 때문에 미국의 관심을 끌기 위한 전략적 도발의 필요성이 크게 감소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북한이 핵∙미사일 실험 등 ‘경성 도발’을 신형 전략무기 과시, 추가 개발계획 선언 등 ‘연성 도발’로 대신하고 있다며 경제, 식량, 보건위기와 강도 높은 대북제재로 북한은 과거처럼 ‘벼랑 끝 외교’ 전술에 따른 관행적인 ‘경성 도발’을 할 여유가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에 더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사태로 미북대화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미북대화를 촉진하기 위한 대미도발은 현재 북한에게 불필요하다고 진단했습니다.

아울러 북한이 중국에게 외교적, 경제적으로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의 도발을 견제했을 가능성도 크다고 분석했습니다.

미중 전략경쟁 상황에서 중국은 북핵 문제로 인해 미국으로부터 비난을 받는 상황을 최대한 피하려 할 것이고 2022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핵위기와 전쟁위기의 재연을 원치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전봉근 교수는 그러면서 미국과 북한이 낮은 수준의 비핵화와 낮은 수준의 상응조치를 교환하는 잠정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미중 전략경쟁이라는 구조적 압박 속에서 생존전략의 하나인 핵무장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김흥규 아주대학교 교수는 지난달 15일 한국의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역량 강화는 한미에 대한 대응과 공세 수단일 뿐 아니라 중국으로부터 자율성을 확보하기 위한 최후의 수단이기도 하다고 진단했습니다.

김흥규 아주대학교 교수 (지난 6월 15일 민화협 토론회):제8차 노동당 대회에서 나타난 북한의 전술핵 보유 등 군사적 공세성과 핵무장국으로서의 군사적 목표 수정은 대단히 의미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이나 북한은 모두 자신의 정권과 체제에 대한 생존을 우선적으로 추구할 수 밖에 없고요.

김흥규 교수는 그러면서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협상을 진행할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변화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핵을 가진 북한과 한반도 상황을 안정시키고 관계를 개선할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기사작성: 자유아시아방송 이정은 기자;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