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대북 인도물자 반출 승인 재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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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통일부가 최근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된 것에 대한 후속조치로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협력 물자 반출 승인을 재개했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지난해 9월 한국 공무원이 서해 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당한 사건을 계기로 대북 인도물자 반출 절차를 일시 중단한 한국 통일부.

통일부는 30일 해당 절차의 재개를 발표하고 민간단체의 대북 인도협력 물자 반출 신청 2건을 승인했습니다.

다만 이날 반출 승인한 인도 물자의 종류, 지원 주체, 시기, 북측 사업 파트너 등은 일절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은 이날 오전 한국 내 언론 대상 기자간담회에서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따른 후속조치의 일환으로 대북 인도협력 물자 반출 승인을 재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인영 한국 통일부 장관: 지난해 9월 '서해상 한국 국민 사망 사건' 이후 이뤄지지 않고 있던 것을 10개월 만에 재개하는 것입니다. 요건을 충족시키는 경우 지속적으로 승인해나갈 예정입니다.

그러면서 인도협력 민간단체 측의 지속적인 승인 재개 요청이 있었으며 북한의 상황, 특히 보건, 영양 물품의 시급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승인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인도주의 협력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 의도도 개입시키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북한이 한국의 물자를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보는 근거를 묻는 질문에 북중 간 해로 무역이 재개된 정황, 그리고 육로 무역도 재개될 조짐 등을 승인 재개에 고려했다고 답했습니다.

한국 등의 대북 인도적 지원이 확대될 수 있을지 여부에 대해선 이는 상당 부분 북한 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상황 그리고 북한의 방역 정책 등에 달려있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통일부는 지난해 3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 한국 내 민간단체의 신형 코로나 방역물품 대북 반출을 6차례 승인했지만 북한이 이를 거부해 실제 반출은 이뤄지지 않은 바 있습니다.

이인영 장관은 또 이날 간담회에서 한국 정부가 전날 연락사무소를 통해 북한에 영상회담 체계 구축 문제를 협의할 것을 제의했고 북한은 이러한 제안을 담은 문건을 접수했다고 전했습니다.

통일부는 아울러 북한과 논의할 의제 30여 개를 정리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연락선 복원 후 한국 정부가 지난해 6월 북한의 남북연락사무소 폭파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는지 묻는 질문에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해당 사안이 의제 목록에 당연히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하면서도 지금까지 이에 대해 논의한 바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북한에 올해 추석을 계기로 한 이산가족 상봉을 제안할 의사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는 실천적 조치가 임박한 사안으로 검토하진 않았다고 말하면서도 화상상봉의 경우 이를 위한 체계가 구축된 만큼 준비에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대북 신형 코로나 백신 지원에 대해선 한국 정부가 이를 검토한 바는 없다고 말하며 한국 내 집단 면역 형성 등이 선행돼야 하고 북한의 의사도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최영준 통일부 차관은 수 주 내 미국을 방문해 남북관계 상황과 향후 계획에 대해 미국과 의견을 조율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 이후 한미 양국은 고위급 소통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한국 외교부에 따르면 최종건 제1차관과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지난 29일 각각 미국의 웬디 셔먼 국무부 부장관 그리고 성 김 대북특별대표와 유선 협의를 가졌습니다.

양측은 통화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정착을 실질적으로 진전시키기 위한 한미 간 협력 방안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한미 간 조율된 외교적 노력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한반도 문제와 관련해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습니다.

한국 측은 남북 간 통신연락선 복원 이후 지속적인 대북 대화와 관여 노력을 강조했고 미국 측은 연락선 복원을 좋은 진전으로 본다고 말하며 남북 간 대화와 관여에 대한 미국 정부의 지지를 재확인했습니다..

특히 최 차관과 셔먼 부장관은 지난주 셔먼 부장관의 방한에 이어 한미 고위급 교류를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고 한국 외교부는 전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