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한국에 이번 달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 진행 여부를 지켜보겠다고 말하며 압박에 나선 가운데 한국의 정치권은 한미연합훈련을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2일 이번달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이 계획대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한미연합훈련은 적대적 훈련이라는 김여정 부부장의 주장과는 달리 이는 평화유지 목적의 방어적 훈련이라고 말하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는 김여정 부부장이 말한 대로 적대적 훈련이 아니라 평화 유지를 위한 방어적 성격의 훈련입니다. 따라서 이 훈련은 예정대로 진행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송영길 대표는 이번 훈련이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상황 등에 맞게 기동훈련이 없는 연합 지휘소 훈련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훈련이 남북관계 발전에 장애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도 이날 대변인 논평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은 분단 국가의 현실 속에서 한국 국민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반드시 진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이 지난달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에 나선 이유에 대한 냉철한 분석 없이 섣불리 훈련 연기를 이야기해선 안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또한 입장문을 통해 한미연합훈련은 한국 국민의 생명안전을 위한 방어적 훈련이라는 원칙을 가지고 대응해야 향후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태영호 의원은 이에 더해 북한이 김여정의 이번 담화를 통해 식량 문제, 경제난 등을 해소할 돌파구를 찾지 못한 것에 대한 초조함을 드러냈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이 현재 북중관계를 과시하고 있지만 이러한 장기적 난제를 타개하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그리고 한국과의 대화에 응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한국 세종연구소의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이날 발표한 논평에서 한미 양국이 신형 코로나 사태를 고려해 연합훈련을 축소 진행하는 것은 가능할 수 있겠지만 북한의 핵 위협이 계속 증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훈련을 전면 취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또 김여정이 이번 담화에서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대해 공개적으로 부정적인 입장을 보임에 따라 한국 정부가 한미연합훈련의 축소를 고려할 이유도 사라졌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에 더해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비타협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통신선 복원이 곧 남북 당국 대화나 이산가족 화상상봉 등으로 연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남북대화에 대한 비현실적 기대 하에 무리하게 한미연합훈련을 축소 조정할 것이 아니라 예정대로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1일 발표한 담화에서 한국 정부가 이번 달로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진행할지 여부를 주시하겠다고 말하는 한편 일각에서 남북 통신연락선 복원이 남북정상회담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띄우는 것에 대해 ‘경솔한 판단’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기자 이정은, 에디터 오중석, 웹팀 최병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