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김정은, 김여정 등에 국정 위임통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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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 일부 측근들에게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파악한다고 한국의 국가정보원이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은 20일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 업무보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정 전반에 있어 위임 통치를 하고 있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통치 스트레스 경감과 정책 실패 시 책임 회피 차원”에서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 등 일부 측근들에게 권한을 위임했다는 겁니다.

하태경 국회 정보위원회 미래통합당 간사 : 위임 통치라는 말이 처음 나왔어요. 위임 통치. 김여정이 국정 전반에 있어서 위임 통치하고 있다.

이날 비공개 업무보고에 참석한 정보위 간사들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김정은 위원장이 여전히 절대권력을 행사하지만 과거에 비해 조금씩 권한을 이양한 것으로, 후계자를 결정하거나 후계자의 통치는 아니”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김여정 제1부부장이 “전반적으로 이양받은 권한이 가장 많지만, 경제 분야에서는 박봉주 국무위원회 부위원장 겸 당 부위원장, 김덕훈 내각총리가 조금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군사 분야에서는 당 군정지도부의 최부일 부장, 당 중앙군사위원회 이병철 부위원장 등에게 부분적으로 권한이 이양됐다”고 말했습니다.

권한 위임이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과 관련이 있냐는 질문에 간사들은 “건강 이상 관련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며 “이상이 없는 것으로 봐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것” 같다고 평가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 5월 1일, 20여일 간의 잠행 끝에 순천 인비료공장 준공식에 등장해 건강 이상설을 불식시켰지만 그후에도 20일 가량 또 공개석상에 모습을 보이지 않기도 했습니다.

당시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평양을 떠나 원산에 머무르며 정상적인 통치 활동을 하고 있다는 보도도 있었고 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김 위원장 유고시 권력을 이양받을 것이란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국정원은 이어 북한의 수해 상황에 대해서 국정원은 “집중호우로 강원, 황해남북도에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고 보고했습니다.

특히 “김 위원장 집권 이후 최대 피해를 기록한 2016년도보다 농경지 침수 피해가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북한의 황강댐 방류에 대해서는 “8월 10일에 황강댐 보조댐 폭파를 검토했을 정도로 긴박한 상황은 있었던 것 같다”면서도 실제 폭파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이번 홍수로 침수 가능성이 제기된 영변 핵시설과 관련해서는 “침수 등 동향 보고가 없었다”고 간사들은 밝혔습니다.

또 “5메가와트급 원자로는 2018년부터 가동 중단 상태이며, 재처리 시설 가동 징후도 식별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의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대응에 대해서 국정원은 “3월에서 6월 경 약간 완화돼 방역·경제 병행 모드로 갔다가 7월부터 재확산 위기감이 고조돼 최대비상방역체제로 전환하고 평양과 황해도, 강원도 출입 통제를 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북한은 “공식적으로는 발생 인원이 없다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코로나19의 경제적 여파에 대해선 “국경봉쇄 장기화로 외화 부족 현상이 심화하고 있고 주요 건설대상을 대폭 축소하고 당 핵심기관들이 긴축운영하는 동향이 있다”고 밝혔습니다.

또 “국경 통제로 생필품 가격이 급등하다가 긴급 대응으로 진정 국면으로 가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2019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이 0.4%였는데 2020년에는 그대로 가면 마이너스”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의 대미 전략에 대해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천명하면서도 대미 협상라인을 구성하는 등 강온 양면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핵실험장과 미사일 발사장이 각각 위치한 “풍계리, 동창리에 특이동향은 없는데 신포조선소는 다른 것 같다”며 이곳에서 “고래급 잠수함과 수중사 출장비가 지속적으로 식별되고 있다”고 보고했습니다.

지난해 북한이 공개한 신형잠수함 진수와 관련해선 “기존 로미오급을 개조해 건조가 마무리된 것으로 보이는데 진수는 언제 될 건지 동향이 포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울러 북한군의 하계훈련량은 “굉장히 줄어들어 25%에서 65% 감소했다”고 전했습니다.

북한이 지난해 말 군정지도부를 신설한 데 대해 국정원은 “군에 대한 당 통제력 강화”, 인민보안성을 사회안전성으로 이름을 다시 바꾼 것에 대해선 “공안통치 강화” 목적인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리일환 선전선동부장 발탁에 대해선 “김정은 일가와 친분이 있다고 한다”며 “유튜브를 통해 영어로 ‘코로나 없음’을 선전하는 등 대미·대외 맞춤형 선전을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