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군축연구소 “북 비핵화, 핵동결 검증부터 시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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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비핵화 협상 교착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북한의 핵물질 생산 동결을 검증하는 것을 시작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16일 유엔군축연구소가 주최한 ‘한반도에서의 검증된 핵물질 생산 중단’ 온라인 세미나.

16일 유엔군축연구소가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
16일 유엔군축연구소가 주최한 온라인 세미나.

파벨 포드빅 유엔군축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이날 행사에서 북한의 핵물질 생산 동결을 검증하는 것을 시작으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행하는 방안을 제안하는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북한이 모든 핵프로그램을 동결하고 핵물질 생산 관련 시설 그리고 생산된 핵물질의 총량을 신고하면 현장 감시, 그리고 핵물질의 흐름과 생산 이력 분석 등을 통해 신고된 총량이 정확한지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포드빅 연구원은 이 방안이 북한의 추가적인 핵물질 생산을 방지하면서도 북한에 일체의 핵무기포기를 처음부터 요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현실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파벨 포드빅 유엔군축연구소 선임연구원 : 비핵화 절차 초기부터 검증을 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이 방식의 장점입니다. 그리고 핵물질 생산 중단이라는 매우 선명한 목적이 있으며 이는 제 생각엔 검증이 가능합니다.

(This approach has the advantage of enabling the start of the verification activities from the very early stages of the process. It would have a clearly defined obligation – the end of fissile material production. That obligation, in my view, would be verifiable.)

앞서 유엔 산하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은 지난 14일 최근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우라늄 농축과 관련한 움직임이 있었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습니다.

포드빅 연구원은 북한이 초기에 신고하는 내역은 부정확할 가능성이 높지만 핵시설 현장 감시가 허용된다면 신고 내역과 핵동결 여부를 검증하는 것은 비교적 용이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임상범 한국 외교부 원자력비확산외교기획관도 이러한 방식은 북한이 처음부터 부정확한 수치를 신고할 가능성, 또는 은밀하게 숨겨둔 핵 프로그램이 있을 가능성이 없음을 보장하진 못한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비핵화 절차의 시작을 더 쉽게 할 수는 있어도 북한의 핵무력 보유를 마지막 단계까지 허용하게 된다는 점이 이러한 접근의 한계라고 분석했습니다.

임상범 한국 외교부 원자력비확산외교기획관 : 제시된 방식 하에서 북한은 마지막 단계까지 핵무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저자는 이렇게 북한을 안심시키고 북한이 비핵화 중에도 협상력을 유지할 수 있게 하면 비핵화 절차를 시작하는 것이 더 쉬울 수 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엄격한 비핵화 시간표와 비핵화를 온전히 수행하겠다는 보장이 없다면 이는 이 방식의 약점입니다.

(North Korea would maintain its nuclear military capabilities until the final phase. The author says it could be an assurance to North Korea and makes it easier to start the process as it would maintain its leverage during the denuclearization process. However, for the same reason, it could be a weakness of the arrangement unless there is a very strict and definite timeline about the process and a guarantee to fully implement the dismantlement.)

유엔군축연구소는 1982년 출범한 유엔 내 독립기관으로서 군비경쟁, 군축협상, 국제안보와 관련된 정보를 국제사회에 제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