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문가 “북, 김여정 내세워 미북 실무협상 추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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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과 의미있는 실무협상을 갖길 원하는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 북한이 김여정 당 제1부부장 같이 실질적 권한이 있는 인사를 내세워 실무협상에 임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Harry Kazianis) 한국 담당 선임국장은 19일 한국의 통일연구원이 주최한 화상 세미나에서 차기 바이든 행정부는 북한과 의미있는 실무협상을 추진하기를 원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그러면서 북한의 실무교섭 담당자로 김여정 당 제1부부장 같이 실질적 권한이 있는 인사가 나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국익연구소 한국 담당 선임국장: 서울은 미북 실무협상이 이뤄질 경우 북한이 주어진 대본만 읽고 있지 않을 수 있게 북한에 김정은 위원장이 존중하고 신뢰하며 의미있는 권한을 맡길 수 있는 교섭 담당자를 지명하라고 제안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현명한 선택이 될 것입니다.

(One thing that Seoul might want to fill out as a suggestion is to say “pick an interlocutor that Kim Jong Un respects, trusts and can delegate some meaningful authority to” so when we have working level talks, the North Koreans are not just reading from a script and the talks are meaningless because that person does not have any ability make any decisions. Kim’s sister would be a smart person to pick.)

카지아니스 국장은 다만 차기 바이든 행정부는 먼저 신형 코로나 대응과 경기 부양 등 국내 문제에 집중할 것이고 대외 문제 중에서도 북한 문제를 최우선으로 고려하진 않을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가 어떤 통로를 통해서라도 북한에 도발을 감행하는 것은 현 시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핵실험 그리고 대륙간탄도미사일 포함 어떠한 미사일 발사도 중지해야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과 의미있는 진전을 이룰 수 있을 만한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이종석 전 통일부 장관은 북한이 미국의 정권 교체기에 도발에 나선 전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번에는 신형 코로나, 경제난 등의 변수로 인해 섣불리 대외적 긴장을 고조시키지 않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 2018년 6월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들을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존중한다는 입장을 표명하면 북한이 도발을 자제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도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어떤 경우에서든 관여와 압박을 조합한 대북전략을 펴야겠지만 당장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서는 ‘관여의 문’이 열려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인정하는 것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동의했습니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 차기 바이든 행정부가 싱가포르 공동선언을 인정하는것이 그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룬 모든 것을 폐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I agree completely that the starting point might be that Biden acknowledges the Singapore joint statement. There is no reason to throw away everything that Trump has done.)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빅터 차 한국 석좌 또한 김정은 위원장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사실은 확실히 지켜가야할 성과라고 말했습니다.

또 미국이 북한 비핵화를 위해 정상외교, 양자회담, 다자회담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지만 북한은 결국 핵무력을 증강했다며 북한의 핵무기가 더 이상 늘어나지 않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그러면서 비핵화 진전을 위해 북한과의 정치적 관계 변화에 집중하는 것은 미국이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 한국 석좌 : 우리가 아직 시도해보지 않은 건 미북 간 정치적 관계 변화에 집중함으로써 북한이 점진적 핵 동결을 거쳐 비핵화의 더 어려운 부분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The piece we haven’t really tried yet is focusing on trying to change the political relationship such that we could move past the incremental freeze to the harder parts of denuclearization.)

또 한미가 주요 연합훈련을 축소함에 따라 한반도 방위태세가 영향을 받았다고 지적하며 차기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 중시 기조에 따라 방위태세를 강화하길 원할 것으로 차 석좌는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