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직 관리들 “북 비핵화 장시간 소요”...비핵화 전망은 엇갈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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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북한과의 협상에 참여한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이 북한 비핵화를 달성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들은 북한 비핵화 가능성과 해법에 대해선 엇갈린 전망을 내놨습니다.

서울에서 이정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2일 한국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이 개최한 국제 화상 회의.

이날 행사에 화상으로 참석한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는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한 비핵화는 달성 가능하며 이 같은 목표가 흔들려서는 안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을 핵 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동북아 지역에서 핵무기가 확산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입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 시절 대북 협상을 맡았던 디트라니 전 차석대표는 북한이 당시 미북관계 정상화와 함께 핵 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인정해줄 것을 요구했지만 미국은 이를 일관되게 거절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미북관계 정상화를 진심으로 원했던 것으로 보였다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는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조셉 디트라니 전 북핵 6자회담 미국 측 차석대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북한 비핵화는 행동 대 행동, 약속 대 약속을 기반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고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겠지만 달성 가능하다고 봅니다.

(It would have to be action for action, commitment for commitment. This would take a lot of time and a lot of work but I think it is achievable.)

반면 클린턴 행정부 시절 대북정책 조정관을 역임한 바 있는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다만 북한과의 핵협상은 지속해야 한다고 말하며 북한 핵무력의 상당한 감축이 향후 협상에서 현실적인 목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또 북한이 정상 국가(normal nation)의 모습을 갖춰가게 함으로써 경제적 상황을 개선할 수 있을 만한 기반을 마련하게 해야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 : 우리는 북한의 핵무력을 감축해야하고 북한을 정상 국가로 만들어서 그들이 미국, 한국, 그리고 세계를 위협하는 행동을 할 필요를 느끼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We should moderate the nuclear program they have and should make them into a normal nation so that they would not feel the need to take the actions they take to provoke the US, South Korea and the whole world.)

대니엘 러셀(Daniel Russel)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Asia Society Policy Institute) 부소장 또한 대북 핵협상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를 지낸 바 있는 러셀 부소장은 다만 북한이 협상을 원하거나 필요하다고 느끼지 않는데 북한과 협상을 시도하는 것은 소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북한이 자진해서 핵을 포기하진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북한을 핵협상의 장으로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한미가 긴밀한 공조 하에 함께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더해 북한의 핵개발을 중지시키는 데 중국의 협조가 없어선 안된다고 말하며 중국을 다시 대북 압박에 동참시킬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