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전문가들 “김정은 4차 방중, 미북 비핵화 회담 임박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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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한국 내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4차 방중이 미북 간의 비핵화 회담이 임박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4차 북중 정상회담이 비핵화를 논의하기 위한 미북 고위급 회담 혹은 2차 정상회담으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김정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비핵화 회담을 앞두고 협상력 제고, 협상 전략 구상 등을 위한 차원이라고 분석합니다. 미북 정상회담이 임박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 지난해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세 차례 가운데 두 차례는 1차 미북 정상회담 전후인 5월 초와 6월 중순에 이뤄진 바 있습니다.

신상진 광운대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 장소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방중했다는 것은 미북 정상회담이 조만간 열린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

신상진 광운대 교수: 김정은 위원장은 북한의 (대미) 협상 지위를 극대화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는 측면이 있습니다. 또한 중국이 (북한의) 협력, 동맹세력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미국에 전달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국가정보원으로부터 김 위원장의 4차 방중과 관련된 보고를 받은 국회 여야 정보위원들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대북제재 완화, 비핵화 등 제반 문제를 시진핑 주석과 협의할 것"이라고 보도했습니다.

북중 정상회담 직후 미북 고위급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실제 지난해 세 차례의 북중 정상회담 직후 미북 간 고위급 접촉이 이뤄진 바 있습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지난해 3월과 5월 김 위원장의 1, 2차 방중 직후 북한을 방문했고 3차 북중 정상회담이 끝난 뒤인 7월에도 방북해 후속 비핵화 논의를 진행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방중은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의 영향력을 좀 더 크게 하려는 북한의 의도가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 신년사에는 평화체제를 위해 다자협상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이는 중국을 염두에 둔 내용으로 북한이 개선된 북중관계를 과시하려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국정원도 "김 위원장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진전된 합의가 도출될 가능성을 고려해 중국까지 참여하는 평화협정 추진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이번에 김 위원장을 수행하는 북한 고위급 인사들도 주목됩니다. 김 위원장과 동행한 김영철,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 등은 비핵화 협상과 대외관계를 책임지기 때문에 중국과 비핵화와 관련된 심도 있는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관측됩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연구기획본부장은 "비핵화 협상과 외교 분야의 핵심 인사들이 동행한 것은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대북제재 완화 문제를 심도 있게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박태성 노동당 부위원장도 눈길을 끕니다. 박 부위원장은 과학과 교육을 책임지고 있는 인사로 김정은 위원장의 지난 3차 방중을 수행했고 지난해 5월에는 북한의 친선 참관단을 이끌고 중국의 경제 관련 시설, 기관 등을 둘러본 바 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당시) 박 부위원장은 개혁, 개방이라는 용어를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북한 인사가 이런 용어를 사용하기 어려운데, 이는 김 위원장의 전폭적인 신뢰를 받고 있다는 의미입니다. 북중 경제 분야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조 선임연구위원은 이어 "박태성 부위원장은 장성택 이후 북중관계에서 중요 인물"이라며 "박 부위원장의 행보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이 방중 기간 동안 경제 분야와 관련된 행보도 보일 것으로 관측됩니다.

한국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중국 톈진 지역을 중심으로 한 개혁, 개방 현장을 답사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중국의 전력 시설, 관광과 건설 분야의 기반 시설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