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최근 미국과 이란의 긴장 상황과 관련해 북한이 미국의 핵 비확산 의지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9일 한국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북한이 최근 미국 정부의 핵 비확산 정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현지 시간으로 지난 3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무인기 공습으로 이란의 군부 실세 거셈 솔레이마니가 사망한 사태를 북한이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지에 대한 질문에 이같이 답한 겁니다.
이와 관련해 강 장관은 이번 사태로 인해 미국 정부의 대북정책이 강경해질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미국 정부가 북한과 유연하게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한미의 목표는 미북대화 재개라고 강조했습니다.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 : 미국은 현재 중동 상황으로 인해 대북정책이 변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계속 얘기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 합의의 기본요소들에 대해 북한과 유연성을 갖고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도 이날 한국 국회 외통위에 출석해 미국과 이란의 긴장 상황과 관련한 북한의 특이동향은 포착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의 군사적 긴장 상황 발생 이후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정상적으로 현지지도를 했고 북한 매체도 이번 사태와 관련해 단편적인 사실 보도만 했다는 겁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지난 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에 대해서는 안보리에서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강 장관은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을 발의한 이후 안보리 내의 1차적인 반응은 부정적이었다”며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물론 비상임이사국들도 이에 대해 지지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자유아시아방송은 지난 7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중러가 제출한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낮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영국은 자유아시아방송에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초안 채택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북한의 비핵화가 이뤄지기 전까지는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틀’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강 장관은 북한의 핵 보유가 기정사실화됐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중국조차도 북한의 핵 보유를 용납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중국도 북한을 비핵화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국제사회와 공유하고 있다는 겁니다.
강경화 한국 외교부 장관 :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는 결코 국제사회가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실질적인 효과를 발휘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효과가) 실제로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통해 ‘자력갱생’을 강조한 것은 대북제재의 효과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는 겁니다.
미북이 향후 대화를 재개할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쳤습니다.
강 장관은 “북한이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미북 협상의 여지를 남겨뒀다고 본다”며 “미국도 북한과 대화 입장을 유지하고 있어 한국 정부는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진전을 위해 외교적인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