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용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생일 메시지 북에 전달”

한미일 고위급 안보 협의를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한미일 고위급 안보 협의를 위해 백악관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10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2터미널을 통해 귀국 후 공항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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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메시지가 지난 9일 북한으로 전달됐다고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밝혔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미국의 고위급 인사들과 협의를 마친 후 귀국한 정의용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0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메시지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전달됐다고 밝혔습니다.

정 실장은 이날 귀국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북한에 전달된 트럼프 대통령의 메시지는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을 축하하는 내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의용 한국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생일을 기억하고 이에 대한 덕담을 했습니다. 이 메시지를 문재인 대통령께서 김 위원장에게 꼭 좀 전달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습니다.

이어 정 실장은 “지난 9일 적절한 방법으로 북한에 메시지가 전달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방미 결과에 대해서는 “한반도와 다른 지역의 정세에 대해 미국으로부터 상세한 설명을 들었다”며 “특히 한반도 비핵화 문제의 해결, 항구적 평화정착과 관련해 한미일 간 긴밀한 협의를 가졌다”고 설명했습니다.

앞서 정 실장은 현지시간으로 지난 7일 미국을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로버트 오브라이언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한반도 상황 등 현안을 논의했습니다. 또한 오브라이언 보좌관, 기타무라 시게루 일본 국가안전보장국장과 함께 한미일 3자 회담도 가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문정인 한국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최근 한국의 영자 신문인 코리아타임스에 기고한 글을 통해 북한에 대미 입장을 완화해 비핵화 협상에 복귀할 것을 촉구했습니다.

문정인 특보는 “현재 교착 상태를 해결하지 못하면 큰 위기가 도래할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김정은 위원장은 1990년대 중반 겪었던 ‘고난의 행군’보다 더 심각한 역경을 맞이할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문 특보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비핵화 과정에서 북한의 희망이 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습니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 기회를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겁니다.

문 특보는 “미국 정부는 그동안 북한의 불만을 들어왔다”며 “북한 당국은 미국과 함께 앉아 진전을 위한 구체적인 의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지난 달 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 전원회의를 통해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유예 조치를 끝낼 것이라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의 대북 강경책을 부활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문 특보는 “북한이 핵과 ICBM 시험 유예 조치를 끝내겠다고 위협한 것은 미북 비핵화 협상에 치명타를 입히는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대선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더욱 강력한 징벌적 조치에 의존해 미북관계가 2017년 당시로 돌아갈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북한이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미국과의 대화 단절을 선언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문 특보는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하지 않고 절제된 표현으로 당 중앙위 전원회의 결과를 발표한 데 대해서는 중국과 러시아의 대북제재 완화 결의안 제출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통해 밝힌 ‘정면돌파’ 입장에 대해서는 “2019년 신년사에서 밝힌 ‘새로운 길’”이라고 평가하며 “미국이 비핵화와 관련된 ‘새로운 방법’을 제기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더 많은 미사일과 새로운 전략무기로 정면돌파하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