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바이든 정부, 북핵 시급성 충분히 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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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한국 외교부는 조만간 출범할 예정인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문제의 시급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14일 미국의 새로운 행정부와 함께 신속하게 대북정책의 방향을 잡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조만간 출범하는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핵 문제의 시급성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이어 이 당국자는 “한미는 바이든 행정부가 체제를 갖추는 대로 긴밀한 협의를 통해 가장 효과적인 대북정책 방향을 함께 만들어가고자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현재 한국 외교부는 미국 행정부 교체기에 한반도 정세 평가와 공유 등에 빈틈이 생기지 않도록 미국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22일 노규덕 한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와 통화했고 조만간 북한의 8차 당대회 평가를 공유하기 위해 다시 대화를 나눌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문희 한국 외교부 북핵외교기획단장도 알렉스 웡 미 국무부 대북특별부대표와 전화로 8차 당대회에 대한 평가를 공유한 바 있습니다.

또한 한국 정부는 북한이 8차 당대회에서 밝힌 핵능력 강화 내용과 관련해 북핵 문제의 해결을 더 이상 늦춰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바이든 행정부 측에 직간접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앞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3일 내놓은 8차 당대회 결론을 통해 ‘핵전쟁 억제력’ 강화를 강조한 바 있고 8차 당대회 4일차 회의에서는 핵잠수함과 극초음속 무기 개발을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습니다. 특히 핵잠수함의 경우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심사 단계“라고 언급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이 같은 북한의 군비 증강 계획에 대해 분석을 진행 중입니다.

부승찬 한국 국방부 대변인은 14일 정례 기자설명회에서 북한의 군비 증강 계획에 대한 대응 능력을 보완할 계획이라며 이같이 밝혔습니다.

부승찬 한국 국방부 대변인: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당대회에서 발표한 군비 증강 계획에 대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한 한국 군은 그동안 전력 현대화를 통해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등에 대한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고 앞으로 이를 더욱 보완할 계획입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이날 8차 당대회와 관련된 분석자료를 내놨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이번 8차 당대회를 통해 북한이 대외적으로 관망 기조를 유지하며 내적 역량 강화에 주력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대미, 대남 전략과 관련해서는 향후 정세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아래 구체적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다는 평가도 덧붙였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자료를 통해 북한이 8차 당대회에서 미국에 적대시정책 철회를 재차 강조하며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을 경우 대화를 재개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국가방위력은 외교성과를 담보하는 위력한 수단”이라고 밝힌 부분을 언급하며 “(북한은) 미국을 최대 주적으로 표현하면서도 미북 간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 않는 등 수위를 조절했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향후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따라 미북협상 재개나 도발 등 강온 양면 전략 대응을 예고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군사 분야와 관련해서는 북한이 핵무기 소형·경량화와 규격화, 초대형 수소탄 개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초대형 방사포, 다탄두 개별유도기술, 핵잠수함, 군사정찰 위성 등을 나열하며 지속적인 국방력 강화를 강조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국가 핵전쟁억제력 강화를 가장 의의 있는 민족사적 공적으로 평가하는 등 국방력 강화를 주요 성과로 강조하며 지속 개발 의지를 천명했다”며 “다만 군사분야 성과를 과시하면서도 대화 여지를 남겨둔 것은 대미, 대남 협상력을 제고할 의도로 본다”고 분석했습니다.

북한이 이번 당대회에서 ‘새로운 길’, ‘3년전 봄날’, ‘평화와 번영의 새출발점’ 등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한국의 태도에 따라 남북관계가 개선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고 해석했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제시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계획 등 경제 분야에 대해서는 북한이 자력갱생 노선을 중심으로 경제 전반의 정비와 보강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특히 대외경제 활동의 지향점을 자립경제의 보완과 보강으로 규정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한국 통일부는 “북한은 경제를 외부적 영향에도 원활히 운영하는 것을 목표로 강조하며 자립경제의 토대를 강화할 것을 주문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위원장이 총비서로 추대된 것에 대해선 “위상과 권위가 절대화됐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평가했습니다. 김여정 당 부부장의 경우 위상이 표면적으로는 하락했다고 평가하면서도 대남, 대외 분야 등에서 김 위원장을 보좌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또한 그동안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져 온 조용원 당 비서에 대해 “권력실세로 급부상했다”고 평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