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정부가 2018 국방백서를 발간했습니다. 오는 3월에는 한미연합 지휘소연습인 키리졸브 연습이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15일 발간된 국방백서에 북한군을 적으로 규정한 문구가 공식 삭제돼 주목됩니다.
격년으로 발간되고 있는 국방백서에는 한국의 국방 정책과 안보 전략을 개괄적으로 소개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번 2018 국방백서는 한국군의 적 개념에 대해 "한국의 주권, 국토, 국민, 재산을 위협하고 침해하는 세력"이라고 명시했습니다. 한국 국방부가 북한을 적으로 특정하지 않고 적의 개념을 보다 포괄적이고 광범위하게 재설정한 겁니다.
다만 이번 국방백서는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는 문구를 넣어 북한의 대남 위협이 현존하고 있다는 점은 분명히 했습니다.
지난 2016년 발간된 국방백서에는 "북한의 상시적인 군사적 위협과 도발은 한국이 직면한 일차적인 안보위협이며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한국의 적"이라는 표현이 명시돼 있습니다.
이에 한국 내에서는 한국 정부가 지나치게 남북관계를 의식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 교수: 북한이 비핵화를 추진하고 있으면 괜찮을 수 있는데, 현재 하고 있지 않습니다. 한국만 무장해제하는 경향이 있는 것 아닌가, 그런 생각이 듭니다.
한국 국방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적' 표현은 북한의 위협뿐만 아니라 점증하고 있는 잠재적 위협과 초국가적, 비군사적 위협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기술했다"며 "군사적 긴장완화와 신뢰구축 노력이 이어지는 남북관계를 고려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4형과 화성-15형이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평가를 유보했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기술 확보 여부를 검증할 수 있는 실거리 사격은 실시하지 않았다"며 "이에 대한 추가적인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2017년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한 평가도 이번 국방백서에 실렸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백서를 통해 "6차 핵실험에서 보여준 핵폭발 위력은 약 50kt"이라며 "이는 과거 핵실험에 비해 현저히 증대된 위력으로 수소탄 시험을 시행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고농축우라늄(HEU)과 관련된 문구가 2016년 국방백서보다 구체화됐습니다. 2016년에는 북한의 HEU 프로그램이 상당한 수준으로 진전되고 있다고 평가한 반면 이번에는 "(북한이) HEU를 상당량 보유한 것으로 평가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이 HEU를 보유했다고 인정한 겁니다.
북한의 플루토늄 보유량에 대해서는 2016년 국방백서와 동일한 추정치인 50kg이라고 밝혔습니다. 핵무기의 소형화 능력에 대해서도 "상당한 수준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며 2016년과 동일한 평가를 내렸습니다.
핵과 미사일 전력을 운용하는 북한의 전략군 규모는 1만여 명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국방백서를 통해 "북한은 전략로케트사령부를 전략군으로 확대 개편해 별도의 군종사령부로 운용하고 있다"며 "사령부 예하에 9개의 미사일 여단이 편성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한반도 유사시를 대비한 한미연합 지휘소훈련인 키리졸브 연습이 올해 3월초 시작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의 연합뉴스는 15일 군 소식통을 인용해 "키리졸브 연습은 3월 4일에 시작돼 2주간 실시될 예정"이라며 "매년 4월 대규모로 실시하던 한미연합 야외기동훈련인 독수리 훈련의 경우 규모를 축소해 연중 실시하는 쪽으로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앞서 한국의 국방부는 지난달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2019년 국방부 업무보고'를 보고한 바 있습니다.
당시 국방부는 "2019년 한미연합 지휘소연습은 전반기와 후반기 각 1회씩 시행될 예정"이라며 "대규모로 진행됐던 한미연합 야외기동훈련은 참가 병력과 장비 규모를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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