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김여정 당 부부장의 실질적인 위상은 변함이 없으며 현재 국제, 대남 분야에서 역할을 지속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국가정보원 산하의 연구기관인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의 김일기 책임연구위원은 26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김여정 당 부부장이 조직지도부 등 당 내 권력기구보다는 대미, 대남과 관련된 분야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부부장이 표면적인 직책상으로는 강등됐지만 실질적인 위상은 변함이 없이 그동안 맡아왔던 대미, 대남 분야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을 것이란 관측입니다.
실제 김 부부장은 부부장으로 강등된 이후인 지난 13일에도 자신 명의의 담화를 통해 한국을 비난한 바 있습니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 (8차 당대회에서) 대미, 대남 분야에 대한 책임을 물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현재 1보 후퇴한 상황이기 때문에 (8차 당대회에서 대미, 대남 담당 비서를) 임명하지 못한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제, 대남 분야를) 김 부부장이 실질적으로 맡고 있었고 이에 따라 해당 직책을 임명하지 않았을 것으로 봅니다.
한국 통일부도 김여정 당 부부장의 위상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미, 대남 분야에서의 역할이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 한국 통일부의 평가입니다.
한국 통일부 고위당국자는 지난 25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미, 대남 분야와 관련해 공식적인 언급이나 변경된 것이 없었고 누가 대체한다는 말도 없었다”며 “김여정 부부장의 영향력은 지속될 수 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 당국자는 “김 부부장은 형식적으로 정치국 후보위원이라는 지위가 달라졌으나 당 중앙위원 서열 20위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며 “김 부부장의 지위가 강등됐다는 측면에서 평가할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8차 당대회를 통해 당 내 신설 부서가 마련된 부분에 대해선 당 내 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위한 것이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과중한 업무를 줄이면서 당 내 특정 기구에 권력이 쏠리는 현상을 막기 위한 차원이었다는 겁니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8차 당대회를 통해 신설된 규율조사부와 법무부에 대해 조직지도부에서 갈라져 나와 확대 개편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일기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과거 당 조직지도부는 크게 인사, 당 생활 총화와 관련해 각 기구들을 관리해왔습니다. 이 부분을 규율조사부와 법무부에 나눠준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과거 장성택이 운영했던 당 행정부가 규율조사부와 법무부로 나눠진 것으로도 볼 수 있습니다.
이어 김 책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위원장의 통치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당 내 부서가 신설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한국의 국정원도 지난해 8월 한국 국회 비공개 업무보고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이 국정 전반에 있어 위임 통치를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8차 당대회에서 부서가 신설된 것과 관련해 당 차원의 지도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했습니다.
김 책임연구위원은 지난 21일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기존의 조직지도부와 신소실, 검사위원회가 각각 진행하던 당적 통제와 신소처리, 재정 감사 기능을 선별적으로 통합해 실효성을 높이고자 한 것”이라며 “결국 김정은 위원장 중심의 유일영도체계를 공고히 하려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