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으로부터 핵확산금지조약(NPT), 국제원자력기구(IAEA) 복귀 선언을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가 19일 이번 2차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 논의가 영변 핵시설 폐기에만 집중돼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태 전 공사는 이날 한국 주재 외신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간담회에 참석해 북한이 이번 미북 정상회담에서 모든 핵무기와 핵계획들에 대한 폐기 선언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미국이 북한으로부터 모든 핵계획의 폐기 선언을 받아내기 어렵다면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국제원자력기구(IAEA) 복귀 선언이라도 받아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994년과 2003년 각각 IAEA와 NPT에서 탈퇴한 바 있습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NPT, IAEA 복귀 선언을 받아내야 합니다. 이는 이미 2005년 북핵 6자회담 합의에서 나온 공약입니다. (미국이) 베트남 회담을 북한 비핵화 과정에서의 전환점으로 삼으려면 북한이 NPT, IAEA에 복귀하겠다는 것을 선언하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북한이 비공식적으로 핵무기를 보유한 파키스탄, 파키스딴과 인도, 인디아의 핵보유 과정을 그대로 따르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습니다. “북한은 절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태 전 공사는 “북한의 핵무기는 북한에 있는 모든 것의 집약체”라며 “핵무기는 한국과의 체제 대결에서 열세에 놓여 있는 상황을 설명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근거이고 대남 재래식 전력의 열세도 단번에 극복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과거의 핵’인 영변 핵시설 등을 폐기할 수는 있지만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 등은 폐기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겁니다.
태 전 공사는 영변 핵시설을 ‘폐기된 자동차’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핵무기를 완성했다고 주장하는 북한으로서는 영변 핵시설이 더 이상 필요 없기 때문에 이를 가지고 미국과 담판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 북한은 이미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물질들을 생산해 놨습니다. 영변 (핵시설)은 '폐기된 자동차'입니다. 북한은 이를 포장해서 미국에 팔겠다는 생각입니다.
태 전 공사는 영변 핵시설의 폐기를 대가로 미국이 상응조치를 취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영변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에 긴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이를 북한의 진정성 있는 비핵화 이행 조치로 간주해서는 안 된다는 의미입니다.
태 전 공사는 “2005년 9.19 공동성명을 통해 영변의 5개 핵시설을 동결, 검증, 폐기하는데 1년 반이 소요됐다”며 “(현재) 영변에 390여 개의 핵시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한 완전한 폐기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동안 이뤄질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미국이 대북 상응조치와 영변 핵시설 폐기 조치를 주고받는다면 이는 비핵화 협상이 아닌 군축협상이 된다는 주장도 펼쳤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언급한 ‘새로운 길’의 의미에 대해서는 핵 기술 전파라는 해석도 내놨습니다. 미북 정상회담이 틀어질 경우 북한이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이같은 선택을 할 수 있다는 전망입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신년사를 통해 이른바 ‘4불 원칙’을 언급하면서 “미국이 약속을 지키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태 전 공사는 “미국의 경우 중동 국가들로의 핵기술 전파에 민감하다”며 “북한은 (이번 회담이 틀어지면) 미국에 생존할 방법으로 핵 기술 전파를 언급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