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북한이 미국의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처음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가운데 이는 지난 1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천명한 '강대강, 선대선'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대미 메시지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한미연합훈련, 한미와 미일의 외교·국방장관 회담, 이른바 ‘2+2 회담’ 이후 북한이 순항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는 점에 대해 주목하고 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에 저촉되지 않는 단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는 점에서 적어도 미국 등과 대화의 여지는 남겨두고 있다고 평가합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더 강화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던 것으로 보입니다.
시점상 북한이 한미연합훈련과 2+2회담 이후 미사일을 발사한 것에 대해서는 미국에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 국방장관은 일본과 한국을 차례로 방문해 북한 문제를 논의한 바 있습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연초에 밝힌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미사일 발사를 통해 미국에 재확인 시킨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앞서 김정은 위원장은 8차 당대회 사업총화 보고 자리에서 미국을 향해 “앞으로도 강대강, 선대선 원칙에서 상대할 것”이라며 “새로운 미북관계 수립의 열쇠는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철회하는 데 있다”고 강조한 바 있습니다.
곽 대표는 김여정 당 부부장이 지난 16일 담화를 통해 한미연합훈련 자체를 반대했던 점을 언급하며 북한이 규모가 축소된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대응으로 수위를 조절한 저강도 도발을 감행했다고 분석했습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김정은 위원장이 8차 당대회에서 강대강, 선대선 원칙을 천명했고 이후 한미가 규모와 시기를 축소해 훈련을 했지만 이에 김여정 부부장이 담화를 통해 반발했습니다. 북한도 이에 상응하는 훈련을 시행함으로써 미국에 강대강, 선대선 원칙 유지에 대한 신호를 보낸 것으로 평가합니다.
북한이 미국의 대북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를 갖고 저강도 도발을 감행했다는 분석도 제기됩니다. 한국, 일본과 2+2 회담을 통해 대북정책과 관련해 논의한 미국에 직접 대화하자는 메시지를 발신했다는 겁니다.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은 “이번 북한의 미사일 발사 의도에는 대미 메시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고영환 전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원장:미북 간의 문제를 왜 주변국들과 논의하느냐는 불만을 북한이 갖고 있을 겁니다. 직접 대화하자는 겁니다. 그런데 고강도 도발을 감행하면 미국의 대북전략 수립에 악영향을 미칠 것 같으니 순항미사일이라는 저강도 도발을 한 것 같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때처럼 (대화)하자는 메시지를 담은 것으로 봅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한미연합훈련의 대응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평가했습니다. 미국과 한국에 대한 위협, 압박 차원이었다는 겁니다.
다만 김 교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이미 계획된 군사활동의 일환이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김 교수는 “북한이 8차 당대회에서 언급한 바처럼 국가방위력 강화 차원에서 새로운 무기 개발을 통한 무력의 현대화를 계획표대로 이행해 나가는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라며 북한이 앞으로도 미사일 발사를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