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의 첫 번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을 방문했습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양 정상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을 과시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문재인 한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 참석차 미국 현지시간으로 19일 워싱턴에 도착해 5일동안의 방미 일정에 돌입했습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인근 알링턴 국립묘지를 방문해 헌화를 하는 것으로 공식 방미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알링턴 국립묘지는 미국 최대의 국립묘지 중 한 곳입니다.
문 대통령은 현지시간으로 오는 21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습니다. 지난달 22일 기후정상회의에서 화상으로 얼굴을 마주한 바 있는 문 대통령과 바이든 대통령이 직접 대면회담을 갖는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바이든 정부가 동맹을 강조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과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한미 양국이 북한과 중국 앞에서 철통같은 한미동맹을 강조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기본적으로 한미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북한과 중국을 앞에 두고 이견을 보이기보다는 빈틈 없이 굳건한 모습을 보여줄 겁니다. 그것이 이번 회담의 목적아니겠습니까.
한국 내 전문가들은 한미 양국이 북한 비핵화 문제를 단계적 협상, 대화 등을 통해 해결한다는 데 공감대를 이루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지난 18일 커트 캠벨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인도태평양 조정관이 “싱가포르 및 다른 합의 위에 (대북정책이) 구축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한미가 북핵 문제 해결의 접근법에 있어 의견의 일치를 이룬 상황이라는 겁니다.
이에 따라 양국의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서도 북한 핵 문제와 관련해 대화를 강조하는 내용이 명시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소 외교안보센터장:단계적으로 협상하겠다는 쪽으로 공감대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공동선언문에) 유연한 외교적 접근이라는 표현이 들어가겠지요. 북한과 대화 재개를 위해 '단계적 비핵화'란 표현을 명시하진 않겠지만 '페이즈드 어프로치(phased approach)'와 같은 표현처럼 대화를 강조하는 내용이 들어갈 것 같습니다.
다만 한국 내 전문가들은 북한 문제 해결에 있어 한미 간 이견도 일정부분 존재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조속한 미북대화를 바라고 있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는 겁니다. 바이든 행정부로선 북한보다는 중국, 이란과 관련된 문제에 대응하는 것이 더 시급하다는 분석입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은 “현재 미국이 북한과 진전을 이룰 수 있는 조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미국으로선 중국과 이란이라는 중요한 과제가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현재로선 북한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는 의도가 더 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윤 전 원장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미북관계와 관련해서도 미북이 당분간 진전을 이룰 만한 접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윤덕민 전 국립외교원장:북한이 하노이 회담 이후 언급하고 있는 것은 이 같은 회담을 다시 하지 않겠다는 겁니다. 기본적으로 대북제재 해제가 수반돼야 대화에 나설 수 있다는 거죠. 그런데 문제는 바이든 행정부의 대북정책 검토 어디에도 대북제재를 해제하겠다는 언급이 없습니다. 따라서 미북 간 접점 찾기가 어려울 것이고 연말까지 미북 대화도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한미 정상회담 이후에는 북한이 정상회담에서 발신된 대북 메시지를 검토하면서 일정기간 동안 관망세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다만 이번 여름 한미연합훈련을 기점으로 북한이 전략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소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이 관망세를 유지하며 대화를 모색한다면 그 기간은 오는 8월 한미연합훈련까지일 것”이라며 “이후 북한이 전략도발의 필요성을 느낀다면 그 명분을 한미연합훈련에서 찾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윤덕민 전 원장도 “북한의 경우 미국의 신 행정부가 들어서면 반드시 전략도발을 하는 경향을 보여왔기 때문에 가을이나 연말쯤 이 같은 경향을 다시 보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북한이 기존 제재와 신형 코로나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전략도발로 인한 추가 제재까지 감수할지에 대한 의문도 있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