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남압박, 내부결속·도발명분 축적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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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 당국이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 사태로 어려움이 가중된 가운데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도발의 명분을 축적하기 위해 대남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내 전문가들은 당분간 남북관계가 쉽게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북한 당국으로서는 최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 인한 경제난을 겪으면서 체제 이완 문제가 우려되자 한국 정부와 각을 세워 내부적 긴장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 내 탈북단체가 이른바 최고존엄인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비난하는 전단을 살포하자 이를 구실로 북한 내 주민 결속을 시도하고 있다는 관측입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은 북한 당국이 주민들을 동원해 나흘째 여론몰이를 하고 있는 의도에 대해 “한국 정부에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김형석 전 한국 통일부 차관 : 북한이 한국에 대한 주민들의 기대감을 없애기 위해 내부적으로 관련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노동신문이 백두산 칼바람 정신을 강조했는데요. 어려운 가운데에서도 성과를 이뤄냈다는 것을 강조하는 겁니다. 한국에 대한 기대는 접으라는 이야기입니다. 또 북한은 최고존엄을 훼손하는 행위를 부추긴 것은 한국 당국이라는 선전을 하고 있습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도 북한 당국이 현재로서는 미국이나 한국으로부터 과실을 얻어내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대북전단으로 인해 발생한 국면을 내부 결속에 활용하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미국 대선이 끝나기 전까지는 미국과의 의미있는 협상 진행 자체가 어렵고 현재로선 한국 정부도 미국과 발을 맞춘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박영호 서울평화연구소장 : 남북관계가 잘 이뤄지지 않는 상황에서 실효성 있는 조치를 기대하기 어렵기 때문에 북한은 문재인 정부를 압박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북한 내 여러 문제를 덜기 위함입니다. 신형 코로나로 경제도 어려워진 상황이잖습니까. 내부단속, 선전 의도로 현재 상황을 활용하는 겁니다.

한국 정부가 북한이 요구하는대로 대북전단 살포 행위를 규제하는 입법을 하거나 미국 대선 국면이 종료돼야만 남북관계를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당분간 남북관계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미입니다.

북한이 향후 미북, 남북협상 국면을 염두에 두고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과의 협상을 준비해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유리한 상황을 조성하기 위해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겁니다.

특히 북한이 남북 공동연락사무소를 지속적인 압박의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김형석 전 차관은 “북한은 미국 대선 이후 미북 협상 준비 차원에서 적절한 긴장 상황을 유지하거나 언제든 긴장국면이 조성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의 경우 한국 정부로서는 남북관계의 큰 성과이므로 북한이 활용하기 좋은 압박 수단”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도발을 하기 위한 명분쌓기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북한이 지난달 당 중앙군사위원회 확대회의를 통해 ‘핵전쟁 억제력 강화’와 ‘전략무력의 고도 격동상태 운영’을 언급한 것과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의 담화, 이와 관련된 북한 당국의 움직임 등은 전략도발의 수순으로 볼 수 있다는 겁니다.

곽길섭 원코리아센터 대표는 “북한이 사실상 핵 전략의 마침표를 찍는 과정에서 대남도발 명분을 쌓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며 “한국에서 대북전단 규제와 관련한 입법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를 도발 구실로 삼을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