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의 전문가들은 한미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UFG연습이 잠정적으로 유예됨으로써 북한에 비핵화를 압박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합니다. 하지만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은 상황에서 이뤄졌다는 점에서 다소 이르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미가 대규모 연합훈련을 중단한 것은 이번이 4번째입니다. 한국 국방부는 19일 연합훈련의 '중단'이 아닌 '유예'라는 표현을 썼지만 미북 대화가 이어지는 한 훈련은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한미가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 UFG연습을 선제적으로 유예함에 따라 북한이 비핵화에 대한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대화국면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에 한국 정부가 진행하는 을지연습도 한미연합훈련과 함께 유예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한 선제적 조치는 북한을 비핵화로 유도할 수 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북한이 주장하는 '행동 대 행동' 원칙을 한미가 먼저 취함으로써 북한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한미가 북한이 주장하고 있는 '비핵화의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먼저 이행한 만큼 북한이 이와 관련해 어떤 상응하는 조치를 내놓을지 관심이 모아집니다. 전문가들은 북한이 적어도 비핵화와 관련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조기에 수용해야 한다"며 "이를 통해 미북이 큰 틀에서라도 이른 시일내에 비핵화 구상에 합의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핵물질과 핵무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반출이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다만 일각에서는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가 없는 상황에서 한미가 다소 이른 결정을 내렸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과거 연합훈련이 잠시 중단됐던 3차례 가운데 두번은 비핵화와 관련된 북한의 조치가 먼저 이뤄졌습니다.
한미연합훈련은 지난 1992년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안전 협정에 서명하고 남북 간 상호 핵사찰에 동의한 이후 중단된 바 있습니다. 1994년에도 미북 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제네바 합의가 타결된 이후 한미연합훈련이 중단됐습니다.
이와 관련해 박휘락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장은 북한의 비핵화 진정성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연합훈련을 중단한 것은 성급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박휘락 국민대 정치대학원장: 북한이 핵무기를 폐기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해야 합니다. 한미의 고위 인사들은 모두 북한이 핵폐기 의사가 있다고 말하는데 저는 아직 증거가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문가들은 한미연합훈련 중단 조치가 양국 간 긴밀한 조율 아래 이뤄졌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입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한미동맹 차원이 아닌 비용문제로 접근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박 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연합훈련을 비용문제로 바라보고 있어 UFG가 과연 재개될 수 있을지도 현재까지는 미지수"라고 말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대규모 연합훈련을 잠정 유예하면서 향후 한미연합방위 태세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신범철 센터장은 "훈련이 중단되면서 연합전력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을 수 있다는 걱정이 있다"며 "이같은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작은 단위에서의 군사훈련을 계속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