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대남확성기 재설치…한국군 “만반의 대비태세 갖춰”

0:00 / 0:00

앵커 : 북한이 2년여 전 철거한 대남확성기를 비무장지대(DMZ) 북측 지역 일대에 재설치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한국 국방부는 북한의 군사동향을 면밀히 주시하며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한국 군 당국이 비무장지대(DMZ) 일대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대남확성기를 재설치하는 북한 측의 움직임을 포착했습니다.

한국 국방부 관계자는 22일 자유아시아방송과의 통화에서 북한의 대남확성기 재설치와 관련해 “북한의 군사동향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며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군 당국은 지난 21일 오후부터 북한이 최전방 지역의 대남확성기 방송 시설을 재설치하는 작업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한국 군 당국도 대응차원에서 기존에 철거했던 대북확성기 시설을 복구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남북이 2년여 전 철거했던 대북, 대남확성기 시설을 복구할 경우 판문점선언은 사실상 폐기수순을 밟을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2018년 5월 판문점선언 합의 이행 차원에서 최전방 지역 40여 곳에 설치한 대남확성기를 철거한 바 있습니다. 한국 정부도 당시 최전방 지역 40여 곳에 있는 대북확성기를 철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국방부는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하면 강력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습니다.

정석환 한국 국방부 정책실장 : 북한이 군사적 도발을 감행한다면 한국 군은 강력하게 대응할 것입니다. 이런 기조아래 긴밀한 한미 연합 감시, 정보 공유 체계를 강화하고 모든 상황에 신속 대응이 가능하도록 군사대응 태세를 확립하겠습니다.

이어 한국 국방부는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과 관련된 군사활동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히며 “북한의 탄도미사일, SLBM 개발 등 다양한 군사 활동을 한국 군 당국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북한이 SLBM 발사가 가능한 신형 잠수함 개발을 완료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와 관련된 지속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정경두 한국 국방부 장관 : (북한이 SLBM 발사가 가능한 신형 잠수함 완성에) 상당 부분 근접했겠지만 이와 관련해 지속적인 움직임이 있는 것으로 봐서 완성됐다고 보기에는 어렵습니다. 다만 한국 군 당국이 이와 관련해 명확하게 보고 있다는 점은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정 장관은 북한에 핵 활동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와 관련된 징후는 없지만 이미 폐쇄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은 언제든 재가동이 가능한 상태라는 평가도 내놨습니다.

최근 북한이 대남압박을 지속하고 있는 의도에 대해서는 대북제재와 코로나19, 즉 신형 코로나바이러스(비루스)로 인해 겹친 악재의 책임을 한국 정부에 전가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특히 북한이 대남압박을 가하고 있는 근본 목적은 미국의 대북정책 전환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정 장관은 이 과정에서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이 실질적인 2인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정 장관은 “김여정 부부장은 직함보다 이른바 ‘백두혈통’이라는 위상 측면에서 보는 것이 타당하다”며 “실질적인 악역은 밑에서 담당하고 남북, 미북관계 개선 혹은 정책적 변화가 있을 때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나오려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정 장관은 북한이 올해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대규모 열병식을 준비하는 동향을 포착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국방부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에 제출한 업무보고에 따르면 북한은 병력과 장비가 집결하는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 여러 개의 장비 보관용 건물을 신축하고 김일성 광장 보수 등 열병식을 준비 중입니다.

정 장관은 “북한이 당 창건 기념 행사를 준비하고 있는 동향을 파악하고 있다”며 열병식에 등장할 무기 체계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전망을 내놓지 않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