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권, 제2연평해전 19주기 맞아 전사자 추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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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 북한의 도발로 벌어진 제2연평해전 19주기를 맞아 한국의 정치권이 전사자들에 대한 추모의 입장을 내놨습니다.

서울에서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한국 해군이 주최한 제2연평해전 19주기 기념식에 참석해 전사자들의 넋을 위로했습니다.

제2연평해전은 지난 2002년 6월 29일 한국 해군 참수리 357정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기습공격에 맞선 전투입니다. 이 전투로 정장 윤영하 소령 등 6명이 전사하고 16명이 부상당했습니다. 북한 군은 3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서해를 지킨 자랑스러운 여섯 용사를 추모하며 호국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튼튼한 안보를 기초로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지킬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민주당의 대표가 해군이 주최하는 제2연평해전 기념행사에 참석하는 것은 2015년 이후 6년 만이고 문재인 대통령 취임 이후로는 처음입니다.

더불어민주당은 김진욱 대변인 명의의 서면 입장을 통해서도 “순국영령들의 고귀한 희생을 잊지 않겠다”며 “전사자 외 당시 부상자 19분의 장병들에게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연평해전을 일으킨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없었습니다.

한국의 제1야당인 국민의힘은 제2연평해전 참전 용사들에게 감사와 경의를 표하면서 북한의 도발 행위를 규탄했습니다. 특히 한국 정부가 북한의 도발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인 저자세를 취하고 있다며 이를 비판했습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열린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 서해 한국 공무원 피격 사건 등 지난해 북한이 저지른 도발 사례도 언급하며 한국 정부가 이와 관련해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주문했습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오늘 연평해전과 함께 김정은 총비서의 잔인성과 악랄함을 여과 없이 드러낸 또 다른 사건을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지난 9개월 간 한국 정부는 김정은 총비서의 눈치나 보면서 아무것도 규명한 것이 없고 책임지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김정은 총비서가 먼저가 아니라면 한국 국민의 억울한 죽음에 대한 투명한 정보공개와 함께 객관적 사실에 기초한 철저한 진상규명 노력을 더 적극 진행할 것을 촉구합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영해를 지킨 영웅들의 정신을 이어받아 안보와 국민의 안위를 위해 온 힘을 다해야 함에도 한국 정부는 대북 구애와 저자세로만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내달 2일 이임을 앞둔 로버트 에이브럼스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 사령관은 원인철 한국 합동참모본부 의장이 주관한 환송 의장행사에서 한미동맹은 앞으로 더 강하게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철통 같은 한미동맹의 일원으로 복무했던 지난 시간은 개인적으로 큰 명예이자 영광이었고 잊지 못할 좋은 추억이었다”며 “어디에 있든 한미동맹의 발전을 위해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에 원인철 한국 합참의장은 “에이브럼스 사령관은 지난 32개월 간 한미동맹 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왔다”며 “특히 코로나19라는 어려운 여건에서도 최고 수준의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유지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한국 방위사업청은 이날 한국이 자체 개발하기로 한 장사정포 요격체계가 아이언돔보다 높은 난이도를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장사정포 요격체계의 자체 개발 비용이 아이언돔 도입 비용보다 높다는 지적에 이 같은 입장을 밝힌 겁니다.

아이언돔은 지난 2011년 이스라엘이 실전 배치한 미사일 방어체계로 적의 단거리 로켓포와 박격포탄 등을 공중에서 격추하는 임무를 수행합니다.

서용원 방위사업청 대변인은 국방부 기자설명회에서 “한국의 안보 상황을 고려했을 때 기술적 난이도 등이 요구된다”며 “아이언돔을 포함해 해외 무기체계가 한국 군의 작전 운용 성능을 충족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내 개발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용원 방위사업청 대변인:저희가 추진하려는 장사정포 요격체계가 이스라엘의 아이언돔과 많은 차이점이 있습니다. 아이언돔의 경우 하마스 등 무장 단체의 비정규군 로켓포 등을 산발적으로 대응하는 것이고 한국이 추진하려는 것은 북한의 장사정포에 대한 대응체계입니다.

앞서 한국 국방부 산하 군수품 조달 기관인 방위사업청은 지난 28일 137회 방위사업추진위원회 회의를 통해 장사정포 요격체계 사업을 한국 내 연구개발로 추진하기로 결정한 바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