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한국 내 전문가들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중 일정이 아직 확정되지 않아 김 위원장과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간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서울의 목용재 기자가 보도합니다.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나지 않고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주목됩니다.
한국 통일부는 5일 김 위원장과 왕이 국무위원 간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은 점에 대해 평가를 유보하면서도 중국 외교부장이 방북했다가 북한 최고지도자를 만나지 못한 전례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한국 통일부에 따르면 지난 1999년 방북한 탕자쉬안 외교부장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국무위원급 인사까지 확대해보면 후이량위 국무원 부총리도 지난 2006년 7월 방북했다가 김 국방위원장을 만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한국 내에서는 김정은 위원장의 방중 일정이 아직 유동적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왕 국무위원을 직접 만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이 김 위원장의 방중 등 대외 일정을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다는 겁니다.
이태환 세종연구소 명예연구위원: (조만간) 북중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왕 국무위원을) 직접 만나 중국을 방문하겠다고 확인하지 않은 것은 아직 유동적인 변수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 명예연구위원은 이어 “현재 북한에 (대미, 대남관계 등과 관련해) 복잡한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며 “아직 김 위원장의 방중이 확실하게 정리된 것 같지는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번 왕 국무위원의 방북은 김 위원장의 방중 논의를 위한 실무적인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과 왕 국무위원 간의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은 “왕 국무위원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 친서를 들고 가지 않아 만남이 이뤄지지 않았을 수 있다”며 “조만간 쑹타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초청 친서를 들고 방북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북한 측의 초청으로 방북한 왕이 국무위원이 김 위원장을 접견하지 못한 것 자체도 다소 이례적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중국 관영매체에 따르면 왕이 국무위원은 지난 2일부터 사흘 간의 방북 일정동안 리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리용호 외무상을 만났습니다.
왕 국무위원이 리수용 부위원장을 만난 자리에서 “김 위원장에게 시 주석의 따뜻한 인사와 축원을 전해달라”고 부탁해 김 위원장과의 만남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됩니다.
중국과 북한 매체들에도 김 위원장과 왕 국무위원 간의 만남과 관련된 보도는 없었습니다.
앞서 중국 관영중앙(CC)TV는 지난해 5월 왕 국무위원이 방북해 김 위원장을 예방한 소식을 상세히 보도한 바 있습니다. 당시 왕 국무위원은 1차 미북 정상회담을 앞둔 상황에서 중국 외교 수장으로서는 10년 만에 방북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한국 통일부는 북한이 오는 9일 정권수립 71주년을 맞이해 평년 수준의 행사를 개최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통일부는 중앙보고대회와 연회 등의 행사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중앙보고대회를 통해 어떤 대외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됩니다.
한국 통일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권수립일이기 때문에 체제 정통성, 김 위원장의 지도력 과시 등 체제 결속용의 행사가 진행될 것”이라며 “시진핑 주석이 북한에 축전을 발송할지 여부도 관심사”라고 말했습니다.